사회 흐름이 빨라지면서 모든 산업의 트렌드가 변했다. 산업뿐만 아니라 병의원의 운영 형태도 달라졌다. 기존 일본과 미국의 의료시장 변화를 살펴보면 1세대 단독 개원, 2세대 동일 건물에 동일 진료과목의 병의원이 독립적인 형태로 개원, 3세대 동일 건물에 검사와 관리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복수의 병의원 형태로 개원, 4세대 메디컬 신축 건물에 동시에 입주해 공동 마케팅 등 긴밀한 제휴 관계를 구축하는 형태의 병의원이 개원했다. 5세대는 4세대의 특성과 더불어 대형 병의원으로 개방 기능이 추가됐다.

지금은 요식업의 체인점과 같이 중앙에서 경영하고 의료와 관련된 기술과 마케팅을 알려주고 공유하는 형태의 의료기관도 많아졌다. 네트워크로 구축된 병의원은 각 지점마다 원장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태인 프랜차이즈형의 병의원이 있고, 여러 원장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조합형 형태의 병의원이 있다. 또 대표 원장이 수십 개의 병의원 지점을 소유하면서 치료비 결정과 장비구입 등 경영을 도맡고 지점에 있는 의사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인 오너형 병의원도 있지만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2012년 8월부터 프랜차이즈형 병의원만 합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이런 흐름을 보면, 한국 병의원이 앞으로 어떤 개원 형태와 경영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 알 수 있다. 병의원 내의 분업과 협업이 긴밀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진료 시설이나 진료 보수 등 청구 업무를 공동으로 운영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치과, 한의원, 약국과 연계해 새로운 형태의 공동 경영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병의원의 운영 방식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한국은 '약물의 오남용을 줄이고 정확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는 취지 아래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00년 8월 1일부터 의약분업이 시행됐다. 의약분업은 진료는 의사가 맡고, 약은 약사가 조제하는 의료 역할 분담 제도이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개원가로의 진출이다. 의사가 늘어난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의약분업 시행을 둘러싼 논쟁 와중에 개원의들의 수입 등에 관한 자료가 공개된 것이다. 이후 공동으로 개원하는 병의원 숫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고객들은 의사의 전문성과 의료기술도 중요하지만 외형적으로 규모가 크고 첨단 의료기기와 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병의원을 선호하다 보니 단독으로 개원하는 경우 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영세할 수 있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병의원 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공동개원으로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공동개원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보통 개원 후 3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초기의 열정이 식고 사업 방향이 모호해지는 시기가 있기 때문이다. 또 동업자와 갈등이 심화 되기도 한다. 따라서 공동개원을 결정했다면, 준비 과정에서부터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책임감 있게 경영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구성원들끼리 소통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공동개원한 병의원을 잘 경영할 수 있도록 모든 운영 현황을 수치화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병의원 경영 변수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정확한 수치를 통해 논의하는 등 병원장들의 이견을 좁혀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사소한 오해와 불만이 쌓여 병의원이 잘 운영되고 있음에도 병의원장 간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에 공동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 서로 해야 할 일과 수익의 분배를 정확하게 규정하면 갈등을 방지할 수 있고,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계약으로 인한 조정이 가능하다. 또 공동 경영 체계를 마련하여 운영한다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신창원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

• 現)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
• 現) 전자신문 기업성장지원센터 병의원 전문위원
• 前) 조세일보 기업지원센터 병의원 전문위원
• 병의원 매출 경비 분석
• 병의원 세금신고 내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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