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은 멀리 있지 않다​

2017-08-17

며칠전부터 목이 아팠던 아내가 아침부터 병의원을 찾는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이 “오늘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많이 기다리겠지?”다. 결과적으로 병의원의 고객만족을 위한 노력이 처음부터 막히고 만 것이다. 

병의원의 장점은 쉽게 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고, 진료절차가 간단하며, 원장으로부터 직접 진료서비스를 받고, 직원이 고객을 알아 주는 등 편리함에 있다.

반대로 대형병원은 의사와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는 크지만 반대로 진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먼길을 가야하고, 긴 진료대기시간 등에 따르는 대가 또한 크기에 가벼운 질환의 경우 가까운 병의원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병의원이 대형병원을 벤치마킹하면서 대형병원이 하고 있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병의원을 찾는 고객에게 더 많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접수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접수시스템 구축 및 대기시간 보드판 부착 등을 활용하고 있다. 더욱 어느 병의원은 의사별로 대기 고객의 명단까지 적혀 있어 고객이 몇 번째가 내 순서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줬다. 이처럼 병의원에서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용을 들여서 많은 것을 개선하고 시스템화 하고 있다. 그 자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가라는 반문을 가지게 된다. 분명 좋은 기기를 도입하여 고객에게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고객은 상당히 긴 시간을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매번 고객 방문자수가 많아서”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병의원의 여러 노력에도 고객의 느낌은 변화하지 않은 것일까? 결국 원장과 직원의 태도에 달려있는 것은 아닐까?

 

먼저 접수 받을 때 두 병의원의 차이를 가정해 보자

A병의원) 오늘 고객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30분 이상일 것 같습니다.

 

B병의원) 오늘 고객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30분 이상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혹시 오늘 빠쁘시다면 편하신 날짜에 예약해 드리겠습니다.

 

A와 B병의원 둘 다 고객대기시간을 알려주는 보드판을 설치하고 있어 심리대기시간을 줄여주고 있다. A병의원은 운영하고 있는 보드판에 나온 시그널만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B병의원은 보드판 외에도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노력을 겸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계적 시스템은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전했다해도 고객의 감정을 다 고려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인간에 의해서 완성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오늘 오후에 같이 일하는 동료가 치과 방문을 위해 전화를 하면서 짜증이 낫다고 한다. 해당치과는 다른 치과들처럼 고객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동료가 진료를 받기를 원하는 5개의 날짜를 열거하게 만들었다. 직원은 예약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기에 만일 어느 날짜가 비어 있는지를 먼저 알려주었더라면 예약을 잡기도 쉬월했을 것이고 동료는 짜증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많다. 매번하는 말이지만 접수 후부터는 기다리는 것은 온전히 고객의 몫이 된다.고객은 계속해서 자기 이름이 호명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보드판이 있기에 에너지는 덜 소모될 수도 있지만 자기 이름이 올라오는지를 보고 있어야만 한다. 어떤 직원도 고객이 기다리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럴 경우 직원이 다가와서 한마디라도 말을 해준다면 고객의 불만은 가라앉을 수 있다.

 

결국 좋은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중요한 것이다. 진정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제공해주는 것은 기기, 시스템이 아닌 원장과 직원한테 있는 것이다.

 

 

주범준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