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할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직원에게 물어라​

2016-10-24

 

오랜만에 만난 A원장이 오늘따라 이상하게 옅은 미소가 얼굴에 번지고 있었다. 몇번에 걸쳐 그 이유를 물어보니 겨우 한다는 말이 “우리 직원이 변했다”라는 답이다.

 

몇 년 동안 월례사를 통해 A원장은 병의원 업무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해도 처리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말할때만 조금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 직원에게 때로는 부글부글 끓기도 했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몇 번은 지인 소개로 경영전문가에게 진단도 받았고, 받은 처방대로 실천도 해봤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것은 흐트러진 진료실의 자료들, 밝지 않은 미소와 기록하지 않은 예약사항, 일일업무보고서 누락 등 직원의 반복된 실수만을 보았다고 했다.

 

이에 A원장은 매일 매일이 고민이 커져갔고, 그렇다고 마땅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았었는데....

발상의 전환을 주제로 했던 세미나에 갔다가 ‘직원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다고 한다

 

강의에서 한 내용은 대충 이렇다.

 

‘은행 입사이래 본점에서만 근무하다 처음으로 지점에 발령받은 강 차장이 있었는데…

 

강 차장은 지점 첫 출근시에 지점직원에게 “본사에서 차장으로 업무를 해왔고, 지점 직원보다는 많은 경험이 있으니 어려운 일 있으시면 도움을 청하시고 즐겁게 같이 일해봅시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하였다. 일주일이 지난 후부터 강차장은 업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였다. 은행 업무의 기본인 고객입출금 마저 처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힘들어하는 걸 뻔히 보고도 직원은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점점 강차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졌고 위기 의식을 느낀 강차장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렇지만 한번 요청으론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몇번에 걸쳐 진심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난 후 직원은 도와주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에는 다른 직원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세미나를 다녀온 A원장은 강의 사례를 병의원내에서 그나마 친하다고 생각한 직원에게 물었다. 처음 질문에 주저주저한 직원은 몇번의 질문을 받으면서 A원장의 진심을 받아들였는지 ‘직원들 모두 병의원을 걱정하고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답변을 하였다.

 

이 말을 들은 A원장은 친한 직원의 말의 뜻을 이해하기 위하여 며칠간 생각을 정리하였는데…  결론은

 

-경영전략을 짤 때 실장과 둘이서만 수립

-다음 주부터 새롭게 단장된 홈페이지가 운영될 테니 잘 활용하라는 당부

-우수고객을 위해서 OO선물을 준비하세요

-하다못해 소파와 탁자는 저리 옮기라는 지시

 

다시말해 그 동안 A원장은 병의원이 결정해야 할 모든 사항을 혼자서 결정하였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 실행하라는 지시만 하였던 것이다. 직원은 실행해야하는 이유, 중요성, 그리고 효과를 모르기에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고, 괜히 행동했다가 잘 못했다고 지적 받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생각의 정리를 마친 A원장은 먼저 개별적으로 직원 면담을 가졌다. 과거 면담이 A원장님의 생각을 전달하는 식이였다면, 앞으로는 직원에게 물어보는 태도로 면담을 하였다. 그리고 면담에서 '지시' 보다는 '협조'를 요청하였다.

(물론 미팅시에 말하는 직원을 보면서 인내하는 것에 힘들었다고도 한다.)

 

직원의 작은 요구사항부터 바꿔준 A원장에게 결국 직원들은 적극적 행동으로 보답하기 시작하였다고 했다.

 

직원이 먼저 고객관리를 위해서 엑셀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였고, 엑셀프로그램을 모르는 직원은 서로가 협조하여 일정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스스로 스터디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새 엑셀로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신구환 관리, 예약환자율 분석 등을 원장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였다고 한다.

 

심지어 그렇게 바꾸라고 지시했던 대기실 의자와 탁자도 어느새 바뀌어 있었고, 점차 A원장은 출근과 퇴근시에 웃으면서 수고한다라고 말만 하면 되었다고 한다.

 

A원장이 그 사이에 해왔던 일을 정리해보면

 

1단계 : 직원 요청들어주기

2단계 : 직원참여시키기

3단계 : 직원이 직접 평가하기

 

1단계에서 직원은 실로 많은 요청을 해왔다고 한다. 어찌나 많은지 얼마의 비용들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렇지만 작은 것부터 요청을 들어주었으며, 정말 들어주지 못할 요청에 대해서는 병의원의 경영상태를 가지고 충분히 설명하여 이해하도록 하였다.

2단계에서 A원장은 하고 싶은 일만 직원에게 얘기했고 나머지는 직원에게 맡겼다.

3단계에서도 A원장은 평가를 보류하고 직원에게 스스로를 평가해보라고 하였다. 

 

처음부터 변화는 보이지 않았고 변화를 해도 아주 작았고, 사소하였지만 단계를 반복하다보니 변화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고 A원장은 말하였다.

 

결과적으로 병의원의 업무는 직원이 실행하는 것이고 업무를 이해해야만 직원은 행동으로 옮기고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럼에도 업무가 원장님 또는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해서 정해진다면 직원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울러 업무에 대한 문제점은 직원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해결에 필요한 자원활용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업무 개선이 어려울 뿐이다.

그런데도 문제점을 직원에게 묻지 않고 원장님 혼자서 또는 외부 컨설팅업체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만일 파악한 문제점이 직원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점과 같지 않을 경우 직원은 전혀 행동에 옮기지 않게 된다. 

설령 움직인다고 해도 어떻게 움지여야 할지, 가만히 있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다.

 

만일 병의원의 경영, 업무를 개선, 혁신시키고 싶으시다면 먼저 직원에게 물어보고 직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채훈대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