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도 체험을 판매할 수 있을까?​

2017-03-15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는 ‘불투명’ 그 자체이다. 가계부채, 금리인상설 등 아무리봐도 긍정적인 신호를 찾아 볼 수 없다. 사람들은 저축을 하지 않으면서 소비도 하지 않는다. 말그대로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이런 경기에서는 병의원도 불경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과연 불경기에 병의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최근 신문을 보니 ‘체험을 판다’라는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고객의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유통업계의 매출이 계속해서 부진한 상태에 빠져있었다. 할인판매, 1+1판매를 해도 매출이 증가하지 않고 있지만, 고객에게 ‘체험형 공간’, ‘놀이터 제공’ 등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방문수가 늘어나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예를들어 현대백화점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320평)의 체험형 공간을 마련하였다. 판교점의 니팅 전문 브랜드 ‘플레이울’의 경우 매일 뜨개질 수업을 3차례 진행하는데 평일엔 6~7명, 주말엔 10명이 수업 참여한다. 그 결과 오프라인 매장에 20대~50대 여성고객을 골고루 유입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구매력을 갖춘 중년 남성들을 겨냥해 고가의 음향 기기, 게임기, 피규어 등 ‘남성들의 놀이터 공간’인 일렉트로마트를 마련하여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작년 대비 7배 달하는 14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10개의 매장을 내년에만 20~25개 더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가장 늦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가전유통 1위 롯데하이마트의 3배가 넘는 규모라는 점에서 ‘체험판매’의 효과가 얼마나 폭발적인지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가죽공방 ‘토글’ 반지공방 ‘웰메이드포유’, 매장에서 제빵 수업을 진행하는 ‘브레드가든’, 아동 클라이밍을 배우는 ‘노스페이스’, 자전거 및 튜닝 아이템을 판매하는 ‘위클’까지 소비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 등이 인기다. 또 등 다양한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체험형 매장은 백화점이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 아닌 취미가 같은 고객들과 커뮤니티가 가능한 장소가 되고 있으며, 매장 직원과 고객들의 친밀도를 높여주는 효과도 높다.

병의원에서도 ‘체험판매’는 적용이 필요하며,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지난 2014년 대형병원의 경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진료, 치료, 수술, 입원 등에서는 흑자를 내지 못했다. 장례식장, 지하 음식점, 제과점, 커피숍 등의 또 다른 성과를 통해서 흑자경영을 낼 수 있었다. 물론 병의원에서 대형병원에서 하는 다른 사업을 연계하자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체의 체험판매 처럼 고객의 방문요인을 다양화 하자는 것이다. 예를들어 산부인과의 산모체험, 피부과의 DIY화장품 만들기, 통증클리닉의 통증체험 등을 운영한다면 고객의 내원수는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매장을 ‘요리하고, 먹고, 정리하는 동선을 만들어 쿠킹, 테이블웨어, 정리수납용품의 구매 편리성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는 타 매장보다 20%이상의 실적이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체험매장의 가격은 일반매장보다 3배정도의 높음에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의 전문가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유통가에서 내세운 ‘체험형 매장’은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커뮤니티를 형성시켜 결국 구매로 이어지는 전략으로 불황 속 효자 마케팅이라고 평가하였다. 지금도 병의원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 위하여 많은 비용을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체험판매는 우리 병의원의 진료과목에 맞게 대상고객을 특정화시킬 수 있다.

아울러 유통업체 처럼 체험판매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객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충성고객과 소개고객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고객의 체험은 광고, 그림, 글을 읽는 것과는 달리 구체적인 병의원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체험한 고객은 확신을 얻게 됨으로써 부탁하지 않아도 홍보대사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우리 병의원의 좋은 이미지를 계속해서 확산시킬 것이며, 내원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채훈대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