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추천에도 윤리적 기준 필요하다​

2018-08-01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

 

[포럼] 유튜브 추천에도 윤리적 기준 필요하다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
 


최근 유튜브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10대와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이고 다른 비슷한 동영상 앱을 사용한 모든 시간을 합해도 유튜브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유튜브는 동영상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서 단순한 유행적 인기(fad)를 넘어 하나의 컬처(문화)를 형성하고 있고 그 문화는 패러다임의 생성을 예고한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츠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재가공되어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유튜브는 사용자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 사업자에게는 사용자나 다른 사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관심과 소통 폭을 넓힐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유튜브의 성공에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숨어 있다. 유튜브는 사용자의 동기, 태도, 행동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그 전략을 도출한다. '유튜브 컬처'의 저자이자 TED 토크 '비디오는 왜 입소문을 탈까(Why Videos Go Viral)'의 케빈 알로카(Kevin Allocca)는 유튜브의 성공비결은 사용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튜브의 사용자 부서에서는 유튜브의 인기 있는 비디오 현상을 추적하고 플랫폼의 큐레이션과 커뮤니티 이니셔티브를 관리하여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찾고, 둘러보고, 사용자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한 사용자 연구를 통해 빅데이터를 형성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동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있다. 즉 유튜브의 성공비결에는 사용자의 데이터로 생성된 알고리즘이 있다.

최근에는 모두 인기있는 앱,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뒤에는 어김없이 알고리즘이 있다.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를 계속 추천해 준다. 사용자는 인터넷 서점을 통해 도서를 구매할 때 알고리즘의 추천을 기반으로 연속적으로 책을 구매한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좋아할지 미리 알고 소개해주는 추천 시스템을 신뢰하여 그 회사의 서비스만을 쓰기도 한다. 유튜브의 동영상 추천시스템은 사용자가 흥미 있어할 만한 영상을 계속 노출시켜 사용자가 관련 영상을 연속적으로 보게 한다. 사용자가 검색한 영상을 시청한 다음 자연스럽게 '다음 동영상' 목록에 오른 것을 시청한다. 그 후 또 한 번 '다음 동영상'을 추천받아 시청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유튜브에서 실제 알고리즘을 담당했던 기욤 샤스로는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왜곡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이 민주주의적이고, 완벽하며, 균형적인 것을 최적화한 형태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난은 비단 유튜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거의 모든 서비스는 알고리즘에 기반하고 있고 어떤 기업도 알고리즘 코드나 그에 관한 어떠한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알고리즘 같은 사적 재산권을 공개할 의무도 없고 사업자 전략 측면에서 영업비밀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동영상이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홍보됐는지,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 작동에 의해 홍보된 동영상이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등에 관한 세세한 영업사항을 공개한다면 사업수행에 큰 지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알고리즘이 미칠 지대한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최소한의 법적, 사회적, 윤리적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알고리즘 내에서 편향된 추천 시스템을 작동시키거나 왜곡된 알고리즘 패턴을 고의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항상 객관적이거나 가치 중립적이라는 환상보다 알고리즘이 특정 가치나 사적 이익에 의한 개입, 조작이 가능하다는 기술에 대한 현실적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비판기능이 자유롭게 되고, 자율적 규제가 자리잡을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최근의 투명성, 공정성, 책임성 등의 이슈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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