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경영 있었기에 사업도 성장했다"​

2012-10-29

- 10년동안 음지서 봉사활동
- 시민상 받고 생각 달라져
- 함께하고픈 마음 만드는게
- 기업인들의 사회적 책임

 


(사)희망촌 행복나눔회 회장, (사)한국불교자원봉사회 이사장, (사)부산불교지도자 포럼 상임이사, (사)사하문화원 부원장, 괴정4동 주민자치위원회 회장, 사하구 창조도시발전협의회 전 회장, 사하라이온스클럽 전 회장, 사하구 청년연합회 상임고문, 사하구 기업발전협의회 감사, 재부청도군 향우회 회장 등등.

멀쩡한 장삼이사들이 이 사람의 이력을 본다면 한마디 할 것 같다. "웬 감투가 이리 많아. 이 양반, 조만간 선거 나올려고 하나?" 하지만 잘못 짚었다. 주인공은 일흔을 바라보는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하구 장림2동에 위치한 (주)덕화푸드 장석준(68) 회장이다. 그는 선거 대비용 감투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기 위한 감투를 쓰고 있을 뿐이다.

장 회장이 직접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기금을 기탁했거나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사)천사재활복지회, 시조사 영남서회 재소자도서후원, (사)한국산업재해장애인협회, 대한장애인공예협회, 대봉장애인자립장, 한국농아자활상조회, (사)부산사하청년연합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삼성중학교 등등.

10여 년 동안 음지에서 묵묵히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자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장 회장은 이달 초 '제28회 자랑스러운 부산시민상' 봉사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사실 뜻밖이었어요. 금액으로 따지자면 푼돈인데. 딱한 곳을 보면 애처로워하며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저의 마음이 심사위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는가 봅니다."

그는 이번에 부산시민상을 받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은 이제 고전적 의미의 봉사활동 모토입니다. 이제 나눔과 봉사도 밖으로 드러내 많은 사람들이 보고 함께하고자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기업인도 사회적 책임을 갖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지금도 매주 수, 목요일이면 한국불교자원봉사회가 주관하는 괴정4동 무료급식소를 찾아 직접 봉사활동을 하고, 6·25 때 피란민 집단거주지로 생활환경이 열악한 괴정4동의 홀몸노인들을 위해 노후주택수리 등 봉사에 나선다. 한여름 복날이면 회사가 위치한 장림2동 주민들을 초청해 삼계탕을 대접하고 회사 주력제품인 명란을 선물한다.

경북 청도 출생으로 부경대(옛 수산대)를 나온 장 회장은 18년간 다니던 수산회사가 부도나자 1993년 함께 근무하는 직원 40명을 데리고 지금의 (주)덕화푸드를 차렸다. 이 회사는 현재 명란 제조 국내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그는 국내 최초로 수산 제조분야의 명장에 오르는 경사도 맞았다.

 

"지금은 회사가 탄탄한 편이지만 사실 몇 차례 고비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눔의 경영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IMF구제금융 당시 거의 모든 기업이 휘청거렸을 때 장 회장의 회사는 되레 신바람이 났었다. 러시아에서 미리 사 놓았던 명란재료가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하자 제품 가격이 배로 뛰었기 때문이었다. 장 회장은 일본으로 수출하는 마지막 컨테이너를 보낼 때 일본 수입업자에게 가격의 절반만 받겠다고 했다. 평소 도움을 받은 만큼 되갚겠다는 의미였다. 덕분에 수익 대신 소중한 신용을 얻었다.

일본의 그 수입회사는 이후 부도를 맞았지만 당시의 영업직원들이 2개월 뒤 회사를 차려 다시 거래를 하자고 장 회장을 찾아왔다. 덕분에 10년 정도 안정적인 거래를 하며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

일본의 그 거래처가 이후 독자 생산라인으로 체질 변경을 시도할 무렵, 중국 거래처와 결별하고 새 거래처를 찾던 일본 최대 유통기업인 세븐앤아이홀딩스와 인연이 닿아 지금까지 명란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이 인연 또한 IMF 외환위기 때의 나눔이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지금은 일본 전역에 1만3000개의 점포를 가진 세븐앤아이홀딩스 덕분에 덕화푸드의 명란이 일본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장 회장은 "우리 주변에는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이 때문에 나눔과 봉사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부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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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100&key=20121030.220282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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