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대표 "새벽독서가 사업 원천…바이오기업 꿈꿔요"​

2017-02-15

요구르트 제조기로 대박신화 쓴 김진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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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1병과 우유를 넣고 잘 섞은 뒤 뜨거운 물만 붓고 8~10시간 기다리면 요구르트가 만들어지는 `후스타일`의 요구르트 제조기.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간편하게 천연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콘셉트로 2014년 8월 홈쇼핑을 통해 등장한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홈쇼핑에서만 150만대가 팔렸다. 누적 판매량만 180만대에 달해 요구르트 제조기 시장을 점령한 이 제품을 발명한 사람은 후스타일의 김진석 대표다. 이 히트상품이 등장한 이후 전기식 요구르트 제조기 시장은 무너졌다.

"`요거트를 만들 때 왜 꼭 전기를 사용해야만 할까`라는 발상에서 출발했습니다.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을 만들면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데다 친환경적이라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기식 제품은 공간도 많이 차지해서 주방 한구석에 놓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들이 공간의 부담을 안 느끼도록 용기 부피를 줄이고 외관도 핑크·흰색의 우유갑 모양으로 디자인했습니다." 김 대표는 요구르트 전문점이라는 개념도 생소하던 2005년 요구르트 전문 프랜차이즈 `요거베리`를 선보였다. 특히 요구르트 원료(요구르트 파우더)를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해서 음료를 만들던 경쟁업체들과 달리 요거베리는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국산 원료를 이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국내 매장 개수를 늘리는 확장정책을 펼치는 보통의 프랜차이즈 업체와 달리 처음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무게중심을 뒀다. 국내 매장 개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미국, 유럽, 두바이 등 20여 개국에 요거베리 매장을 냈다.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 음료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는 다시 한 번 역발상 전략으로 `아임요`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2010년부터 커피 전문점 등에 음료 제조를 위한 원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후스타일은 국내 음료 전문 매장 3000여 곳에 요구르트 음료나 고구마라테 등을 만들 수 있는 원료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은 생존하면서 동시에 성장도 해야 하는데,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존"이라며 "꾸준히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 원료 공급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구르트 시장도 머지않아 성숙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2015년 말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휴럼을 인수했다. 특정 산업군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어도 새 먹거리를 창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판단해서다.

김 대표는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 2배 이상 성장한 곳들의 비결은 인수·합병(M&A)과 판매 제품 확대였다"며 "매출 3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은 M&A였으며, 요구르트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는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해서 휴럼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올 상반기 안에 후스타일과 휴럼을 합병하고 사명도 휴럼으로 통합해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매출액 1000억원대로 진입하기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후스타일은 단기간 내 급성장했다. 2011년 17억원이던 매출액은 2012년 34억원, 2013년 48억원, 2014년 148억원, 2015년 36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김 대표는 보통의 중소기업 대표들과 달리 인맥 강화 등을 위한 저녁모임도 거의 갖지 않는다. 대신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3~4시간씩 독서하면서 경영방식, 마케팅, 심지어 M&A 기법까지 익혔다. 지금까지 그가 읽은 책만 4000권이 넘는다.

그는 "고객들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모든 부문을 고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인맥에 의존해 사업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20년 50개국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그 첫걸음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제품 개발이라고 생각한 그는 연구개발(R&D)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은 경쟁자 노출이 잘 안 되는 시대입니다. 요구르트 제조기 회사가 아니었던 후스타일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서 기존 요구르트 제조기 시장 구도를 바꾼 것처럼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경쟁자가 불쑥 나타날 수 있습니다. 후스타일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할 것입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열릴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결국 무너진 코닥처럼 되지 않으려면 기업은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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