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협상은 전문 프로그램의 팩트를 근거로 해야

2017-12-13

전주에서 소청과를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에게 있어 어려운 숙제중의 하나가 직원 채용, 관리 그리고 연봉협상이다. '원장은 CEO로서 좋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직원의 협조를 얻고 안정적으로 병의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선배, 지인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무던히도 직원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왔고 직원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 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직원'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에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될 만큼 꾸준한 매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연봉협상 기간만 되면 긴장되고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열심히 일한 직원만 생각할 수도 없고 병의원 재무상황만 고려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직원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평가에는 반드시 객관적, 합리적 그리고 근거가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르는 보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장은 평가에 있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리한 입장은 아니다. 첫째, 우리 병의원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 때문이다. 즉 대형병원처럼 연봉, 복지, 사회 인지도, 자기계발 기회 등 근무 만족도를 높여줄 수 없기에 우리 병의원에서 일하겠다는 좋은 지원자를 찾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둘째, 구인과 구직에 대한 정보가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체계적 채용시스템을 갖추기 힘들기에 채용이 주관적 평가가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채용 후에도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셋째, 작은 조직에서의 소통 때문이다. 적은 조직일수록 기밀유지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연봉협상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비밀을 유지하라고 해도 직원 간의 공유를 막을 수는 없다. 만일 연봉협상에 차별을 느꼈다고 생각한 직원이 있다면 병의원 조직은 순간적으로 직원들간의 시기심과 위화감으로 가득 찰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직원은 직원대로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원장은 원장대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 이력서에는 훌륭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채용하고 나니 속은 느낌마저 주는 직원, 하루의 기분에 따라 고객을 대하는 개념 없는 직원,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하지만 어쩐지 뒷북치는 직원 등을 보면서도 참았던 적도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연봉협상 시에 직원의 모든 의견을 받아줄 수는 없기에 좀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와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급여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평가기준이 모호하다고 근무연수에 따라 조금씩 상승하는 체계라면 안정성은 있지만 안일에 빠질 수 있다. 당연히 직원들은 스스로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기에 만일 모든 직원이 동일하게 연봉이 오른다면 열심히 일할 동기를 저하시킨 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호봉제에 성과제도를 가미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평가항목도 점검해야 한다. 직원이 가장 불만을 느끼는 점은 원장의 호불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직원의 추측이 심해지면 원장 앞에서만 일을 하려는 경향이 커진다. 궂은일, 눈에 보이지 않은 일은 아예 신경도 쓰지 않을 수 있으며 실패할 것을 두려워 감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내지도 않게 된다. 이에 평가항목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이때는 직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것이 좋으며 직원을 항목선정 작업에 참여시키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연봉협상만 되면 직원의 모든 감각기관은 원장에게로 향해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때의 직원은 병의원의 매출증감 여부, 목표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나와 다른 직원은 어떻게 연봉이 조정되었는가'에만 관심이 있다. 이에 원장은 직원에게 어떻게 평가가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어떠한 보상이 되었다는 설명을 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이다. 물론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의 얘기도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때도 중요한 것은 그 기준에 벗어난 요구는 바로 안 되는 사실을 들어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천안에서 약간 외곽으로 나온 지역에 OO내과를 개원한 김원장은 페이닥터 시절이 그립다고 하소연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개원초기 그렇게도 헌신적이었던 직원이 병의원이 조금 커졌다고 다른 직원들과 함께 급여는 물론이고 복지향상까지도 요구했는데 처음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들어줬다가 재무상황이 악화되었음에도 한번 굳어진 병의원 분위기 탓에 쉽게 직원생각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협상은 협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병의원의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직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원장님의 리더십도 다양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병행하여 시스템 경영을 시작해야 한다. 즉 실시간, 통계분석이 가능한 경영관리를 통해 병의원 목표에 대비해서 직원의 역할 충실도와 업무 달성도를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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