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자산승계가 아닌 기업가정신 승계가 먼저여야 하는 이유

2017-09-13

대학생은 물론이고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이맘 때면 부모들은 우리 자녀들에게 해병대 캠프, 배낭여행, 국토대장정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를 장려한다. 나열한 것들이 자녀의 진학 공부와는 무관하며, 육체적으로 힘든 활동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째서 그러는 것일까?

 

혹시 자녀가 매일 방에 들어앉아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보기 싫어서?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자녀가 지금보다 새로운 세상을 보고,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강인한 정신을 갖기를 원해서가 아닐까? 아마도 '금수저, 흙수저론'이 득세하는 우리 사회에서 자녀가 강인한 정신력과 계속해서 도전하는 용기 즉, 기업가정신을 통해 성공하기를 원해서일 것이다. 

 

작년 통계청에서는 현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자료 하나를 발표하였다. 그 자료에 따르면 계층간 상향 이동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 60% 이상이 비관적인 응답을 했다. 특히 30∼40대의 70% 이상은 다른 세대에 비해 더욱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즉, 상속없이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계층간 상향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20년 전 조사에서 60%가 가능할 거라고 답한 것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불과 6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부모의 상속 없이 자수성가를 이룬 사람이 많았다. 굳이 기업가가 아니더라도 각 계층의 전문가들은 어려웠던 그 때의 상황을 타계하려 하고 노력하며 기업가정신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뤄냈던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십년 만에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반면 외국은 기업가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운동, 교육,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과 일본에서 상속형 기업가는 33%와 12%에 불과하다. 세계 부호 10위에 올라있는 빌 게이츠, 아만시오 오르테가, 베조스, 마크 저커버그, 래리 앨리슨 등은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지 않고도, 기업가정신을 통해 계층간 상향이동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기업가정신은 반드시 창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 모든 곳에 필요하다. 인간에게 정신이 없다면 식물인간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부모기업으로부터 뛰어난 기술, 제품, 시장을 물려받았다고 하더라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는 도전의 용기, 그리고 현재를 혁신하려는 기업가정신이 없다면 그 두뇌, 기술, 제품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것은 무서움과 두려움을 이겨낼 힘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단순 결심이 아닌 사생결단의 결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업가정신은 자녀가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인 것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기업가정신을 공부의 일종으로 보고 이론적으로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마치 몇 년을 수영교실에 다녀 놓고도 정작 바닷가, 강에서는 수영을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업가정신은 이론 수영이 아닌 생존수영이 되어야 한다. 기업가정신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영국 미디어 '메트로'에 8살의 사업가가 소개된 적이 있다. 'Mr Free Range' 경영자 '주니어 와이엇'은 자신의 동네인 탬워스 지역의 농장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달걀을 구입하여 한 해 약 2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8살의 와이엇은TV강연에서 본 기업가를 통해 사업 아이디어가 발견해냈다고 한다. 이것은 기업가정신의 전달과 계승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좋은 사례이다.

 

핀란드는 국내 총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던 노키아가 몰락했음에도 기업가정신 교육을 통해 단 3년 만에 경제성장율을 회복할 수 있었다. 기업가정신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며, 기업가 육성에 국한된 교육도 아니다. 우리 자녀들이 미래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요구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신을 기부하는 기업가도 필요하지 않으냐"고 말했던 동양엘리베이터 원종선 전 회장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기업 상속은 자산 이외의 경영 철학과 기업가 정신, 두려움과 리스크를 함께 넘겨주는 일이다. 자녀가 만일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기업이나 사회는 매우 불행하다. “미래의 국가 성장은 현재의 기업가정신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는 혁신, 창의성, 노하우, 경험이란 기업가정신에도 비중을 두어야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업이 대한민국에서 나올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중소기업 대표들과 협력하여 현상유지적인 생각의 틀을 깨고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의 가치를 만들어 경영자, 청년 그리고 전국민에게 함양 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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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열 대표이사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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