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상사는 과정을 요구하고 무능한 상사는 결과를 재촉한다

2017-04-19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일을 부탁할 때마다 여러모로 불안해진다. 그 부하 직원이 해당 업무를 해본 적이 있거나 능력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때는 별개겠지만, 중요한 안건이거나 부하 직원이 처음 해보는 업무라면 이래저래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경과보고가 없어서 부하 직원의 업무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도 없다면 더욱이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그러나 부하 직원으로부터 경과보고를 받는 이유는 상사의 불안 해소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적절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조언과 도움을 주고, 궤도 수정 지시를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또한 부하 직원의 성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결과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도 봐야 부하 직원의 성장 정도를 알 수 있으며, 올바른 성장을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유능한 상사라면 보통 여기까지 생각한다.

그런데 경과를 챙기려 하는 것은 같지만 요령이 없는 무능한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단순히 지시한다. “하나하나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하게.” 그러면 부하 직원은 '이렇게 나를 신용하지 못하는 건가?'하고 심기가 불편해질 것이 뻔하다. 그러니 상사는 평소에 업무목적을 확실히 전달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 경험과 깨달음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 만약의 기회나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 그래서 나는 자네들에게 보고와 연락과 상담을 할 것이고, 자네들에게도 보고와 연락과 상담을 원한다네. 특히 업무경과와 연락을 중요하게 생각해.”라고 부하직원으로부터 경과보고가 있을 때는 반드시 이렇게 답변해야 한다.

또한 실수나 클레임 등의 좋지 않은 보고가 올라왔을 때는 꼭 위로하는 말을 건넨다. 위로의 한마디가 앞으로의 보고 태도를 결정짓고 엄청난 실수에 미연에 방지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한 예로, 무능한 상사 A는 부하 직원에게 업무를 전부 맡겨놓고 신경 쓰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매니지먼트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였던 것이다. 도중에 진행 상황이 걱정되었음에도 바쁜 일에 매달려서 부하 직원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거 어떻게 된 거야?” 하고 물었을 때는 이미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예상외의 사태가 벌어진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부하 직원에게 “어째서 일이 생겼을 때 제대로 상담하러 오지 않은 거야”하고 말하면서도, 그 순간 '하긴 나도 그냥 아무렇게나 내버려뒀었지'라는 생각이 들어 목소리에서 힘이 빠졌다고 한다. 물론 부하 직원에게 경과를 왜 보고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부하 직원은 불쌍하게 그저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이렇듯 상사는 최고의 업무 수행을 하고 동시에 부하 직원의 성장을 돕기 위해 경과보고를 요구해야 한다. 결과가 정해질 때쯤 생각났다는 듯이 보고를 요구하는 사람은 상사로서 실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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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총괄이사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총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