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가업승계 날개를 달다

 [조세일보]이승욱 세무사(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자문 세무사)

정부는 지난 8월 가업상속공제 관련 내용을 포함한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입법예고와 부처협의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18일에 일부 내용이 추가된 최종 정부안을 확정하였다. 추가된 내용은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되는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500억 원에서 명문장수기업에 한해 1000억 원으로 늘리고, 가업승계에 대한 사전증여특례 한도도 추가 확대하여 일반기업은 3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명문장수기업은 200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 것이다.

기존의 가업승계와 관련한 세제상 적용대상 및 한도 등과 관련한 개정안이 나온지 두 달여 만에 명문장수기업에 대해 더 큰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안이 나온 것은 30년 이상 장기간 건실한 가업운영으로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고, 일자리 창출 등 사회경제에 높은 파급효과를 미치는 우량기업의 명맥이 세대이전 단계에서 끊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라 볼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영위하던 가업을 상속인이 이를 승계하는 경우 상속세 부담을 덜어 가업의 온전한 계승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되었다. 최초 시행 초기에 1억 원으로 시작한 공제한도가 현행 500억 원으로 이르기까지 그 적용대상 범위와 세제혜택이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상속 및 증여세의 적용세율이 50%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세부담을 면하기 위해서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현행 세법상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여러 사전요건과 사후관리를 충족하여야만 가능하다. 즉 공제가능 대상기업은 개인 또는 법인기업으로써 중소기업 또는 연매출 3천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만 해당되며, 피상속인이 개인기업 운영기간을 포함하여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하면서 그 중 5년 이상 또는 50% 이상을 대표이사로 재직하여야 한다. 또한 법인의 최대주주이자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여야 하고, 상속인의 경우 18세 이상의 거주자 또는 그 배우자로서 상속개시일 2년 전 부터 가업에 종사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그 외 상속인 1인만이 가업 전부를 상속(유류분 반환청구 시 공동상속 인정)해야 하고 상속세 신고기한 내 임원으로 등재 및 신고기한부터 2년 이내 대표이사로 취임하여야 한다. 이후 10년간 주된 업종을 그대로 영위하면서 대표이사 지위 및 주주 지분율도 유지하여야 한다.

또한 가업용 자산 및 고용 종업원도 10년간 80% 이상 유지하여야만 기공제받은 상속세를 추징당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엄격한 요건 및 사후관리로 인한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금번 세법개정안에는 공제 대상기업을 5천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고, ‘특수관계인 지분(지배주주로서 1인  지분비율 25% 이상)’ 및 ‘피상속인 영위기간(5년 이상)’으로 각각 그 요건을 낮추는 한편 ‘상속인의 2년 이상 종사’ 및 ‘1인 단독상속’ 요건은 아예 폐지하였다.

또한 사후관리기간을  ‘7년으로 단축’하면서, 사후관리의무도 완화하여 ‘소분류내에서는 업종변경도 허용’하고 ‘가업용자산 유지의무(법인은 폐지, 개인은 50% 미만 처분 허용)’ 및 ‘고용 유지의무(7년간 전체 평균이 100% 이상)’로 대폭 개선하였다.

한편 개정안에는 가업승계를 위한 주식 사전증여에 대해 저율과세 특례 적용한도를 주식가액 30억 원에서 100억 원(과세표준 30억 원까지 10%, 초과분은 20% 세율적용)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과거 가업상속공제와 달랐던 가업승계대상 및 가업요건도 통일시키고, 사후관리기간 및 사후관리의무 등도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하여 고령화에 따른 가업의 조기승계를 지원하고자 한다.

개정될 ‘가업상속공제’ 및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는 1세대의 많은 고민거리 중 가업승계에 대한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비단 제도란 것은 어떻게 계획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이므로, 오래되고 건실하여 청산보다 승계가치가 큰 기업일수록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준비기간을 거쳐 가업승계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가업승계 준비란 단순한 부의 대물림 또는 이전만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정체성 및 기업가정신 등 비재무적 가치를 후대에 계승하고, 소유권과 경영권 등 재무적 가치가 온전히 다음 세대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승계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상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조세일보 기업지원센터’에서는 기업의 진정한 가업승계를 위해 전문가가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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