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 평가가치, 흐르는 물은 날쌔다

[조세일보]박문수 세무사(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자문 세무사)
 

지난여름 곰배령을 갔었다. 산언덕이 지천으로 꽃밭이었다. 꽃은 뙤약볕에 시들고 있었다. 좀 더 일찍 찾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곰배령 점봉산은 맑은 물이 넘쳐흘렀다. 폭포를 이루다가, 넓은 곳에서 잊은 듯 머물다가, 크고 맑은 개울을 만들어 산 아래로 힘차게 쏟아져 갔다. 산장 주인은 이 물이 「서울」로 간다고 했다.
 

비상장주식은 흐르지 않는 물과 같다. 물이 흐른다는 건 여러 장소로 옮겨간다는 의미다. 강물을 막아선 댐처럼 비상장주식은 고여 있다. 댐도 고여 있기만 하는 물은 아니다. 방류를 하고 물을 갈고 그 때 그 때 형편에 따라 수위를 조절한다.
 

강물이 넘쳤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면 일정한 곳에 유수지가 생긴다. (한강변에도 이런 곳이 여럿 있다.) 온전히 고인 물, 비상장주식은 유수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고인 물은 갈수기가 아니면 불어나기 마련이다. 이익이 쌓이는 회사는 갈수록 수위가 높아간다. 수위를 낮추려면 때때로 방류를 해야 하지만  「방류로 인해 물어야 할 세금」이 걸림이다.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숫자놀음」으로 평가된다.  「침묵의 숫자놀음」 속에는 말 못할 사연이 많다. 하지만 티를 낼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경영자는 푸념 섞인 반응을 보인다. “우리 회사주식 왜 그렇게 비싸죠?”  「터무니없는 숫자놀음」이 불러 온 상황이 여간 막막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경영자는 「숫자놀음」의 부당성과 위험을 계획하고 준비한다. 연례적으로 주식평가를 받아 본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사실과 다른 회계를 하게 된 경우라면 실질을 반영할 방안을 꾸준히 대비하고 관리한다.
 

「고인 물」을 흘려보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어떤 주주는 이대로 상속되었다가는 큰일 이라며, 적절한 시가에 지분을 처분 했다. 평가가액에 훨씬 못 미치는 처분대금을 손에 쥐었지만 전혀 불만이 없다. 평가액이 터무니없었지 받을 돈은 제대로 받은 것이다.
 

「고인 물」을 흘려보내는 방안으로 상장을 준비하기도 한다. 상장은 기업의 미래와 관련된 의사결정이지만  「비현실적 숫자놀음」을 현실적 가치로 되돌릴 수 있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코넥스」 상장의 경우 주로 순자산가치에 따라 편입가가 결정된다. 비로소 회사 주식가액에 현실의 모습이 비친다. 상장으로 투자유치를 이루어 낸다면 그건 덤이다.
 

과도한 주식평가가액은 비상장법인 경영자가 겪는 고충 중 가장 큰 몫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물」을 흘려보내야 한다. 흐르는 물은 가볍고 날쌔다.
 

‘조세일보 기업지원센터’에서는 기업을 위해 비상장주식에 관하여 전문가가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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