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의대 증원을 확정하며, 의사들의 경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등의 사례처럼 단독보다 공동 개원의 개원 형태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의 의료시장은 1세대 단독개원, 2세대 동일 건물에 동일 진료과목의 병의원이 독립 형태로 개원, 3세대 동일 건물에 검사와 관리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복수의 병의원이 개원, 4세대 메디컬 신축 건물에 동시 입주 및 공동 마케팅 등 긴밀한 제휴관계를 구축, 5세대는 4세대의 특성과 함께 대형병원의 개방 기능이 추가된 형태로 변화했다.
이런 변화는 병의원 내의 분업과 협업이 긴밀해지고 점차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료 시설이나 청구 업무 등을 공동으로 운영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같은 진료과목뿐만 아니라 치과, 한의학, 약국과 연계해 새로운 형태의 공동 경영을 구축한 사례도 있다.
그동안은 공동개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병원장들 간의 동업은 파국으로 끝난다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공동개원을 한 사례도 많다. 시스템을 잘 갖춘 병의원은 1인 원장 체제의 병의원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동개원은 망하는 지름길이 아니라 돈과 시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다만 초기의 열정이나 취지가 약화되고 성과 분배 시 갈등을 겪게 될 수 있어 공동개원을 하기 전 법적 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조항들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수익분배 사항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
공동 개원의 분쟁 판례를 살펴보면 공동 운영상의 갈등, 공동개원 운영에 따른 제명 사항 등 의료기관 운영을 위한 경영사항, 공동개원 종료에 따른 위약금 지급, 지분 분배 문제, 겸업이나 별도의 개원 등 동업의 종류, 공동개원 중단에 따른 정산 및 이익 처리 등에서 분쟁이 발생했다.
이 같은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공동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책임경영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또 지속적으로 비전을 점검하고 병의원 성장과 의료시장의 변화에 맞는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공동개원을 하는 이유는 공동투자를 통한 자본 능력의 향상, 개인적인 삶의 질 향상, 공동 운영에 따른 비용 절감,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의사결정 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공동개원의가 되려면 원장들 간의 시너지, 의사결정 방식, 비용 관리, 목표 설정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항목들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병의원 데이터가 필요하다.
고객 창출 및 3년간 주요 고객 특성, 매출 구성, 주요 지출 항목, 직원 관리, 성과 관리 등 병의원 경영에 필요한 항목들을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며, 이 자료를 토대로 병의원 경영 변수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또 정확한 수치를 근거로 병원장들의 이견을 좁혀야 한다.
이처럼 공동개원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면 단독개원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단독개원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는 물론이고 환수금액은 어떻게 처리할지, 사용하지 않은 고가의 장비들이나 사용 중이던 장비는 어떻게 관리할지, 계약해지의 상세내용은 어떻게 정해야 할지 등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