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금, 중소기업 성장의 숨은 걸림돌

2025-07-21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현실은 녹록지 않다. 충분한 자본 없이 시작한 대부분의 법인은 은행 대출의 높은 이자 부담과 사업 실적 부진으로 인한 대출 제한, 정부 지원 사업 참여 제약 등으로 인해 결국 대표이사의 개인 자금에 의존하게 된다. 이렇게 유입된 자금이 바로 '가수금'이라는 회계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수금은 처리할 계정이나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처리하는 임시계정이다. 회사로 자금이 들어왔으나 그 출처나 계정과목이 명확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임시 부채계정으로, 주로 대표이사나 임원이 개인 자금을 회사 운영을 위해 투입할 때 발생한다. 기업회계에서는 주주·임원·종업원 단기차입금이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가수금이 기업의 부채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당좌비율, 유동비율, 부채비율을 악화시키고 기업의 신용도를 떨어뜨린다. 특히 정부 사업이나 건설업종의 경우 실질 자본금 감소로 이어져 부실기업으로 분류될 위험까지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수금이 회계 투명성을 의심받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일부 기업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회피하기 위해 매출을 누락하고 입금액을 가수금으로 처리한 후 인출하는 등 불법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세청은 가수금 악용 사례를 엄격히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의도적인 가수금 발생의 경우 부가세, 각종 가산세, 법인세 등 추가 과세가 이루어진다.

가수금의 세무 리스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수금이 많은 중소기업은 대체로 가족 위주로 주주가 구성되어 있어, 회사가 가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무상으로 사용하는 경우 해당 법인의 주주에게 증여세 과세가 발생한다. 세무당국은 무상 대여 시 연간 이자율 4.6%를 적용해 이자 상당액을 계산하고, 그 이자 상당액이 대표이사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지배주주에게 연간 1억 원 이상일 경우 증여세를 부과한다.

또한 증빙이 불충분할 경우 순수한 자금 대여라도 상속 추정 규정이 적용되어 과도한 상속세가 부과될 수 있다. 심지어 경영의 어려움으로 고생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 상속세 과세대상 재산에 포함되어 사실상 회수할 수 없는 가수금임에도 상속세를 물게 된다.

그렇다고 가수금의 회수를 포기하여 채무면제를 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법인의 주주에게는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어 경영이 어려운 기업은 대부분 이월결손금으로 쌓이게 된다. 가수금을 받지 못해 포기하면, 채무면제에 따라 해당 법인 지배주주의 지분율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이다.

이월결손금과의 관계도 복잡하다. 장기간 경제 침체를 겪는 기업은 이월결손금의 공제 기한이 지나가고 나면, 결손금 발생 연도로부터 15년이 지난 후에는 더 이상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공제가 불가능한 이월결손금을 해결하기 위해 가수금을 결손금 보전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증여세 과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가수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장 기본적인 해결 방법은 현금 상환이다. 그러나 기업의 자산이 부족하고 가수금 규모가 큰 경우에는 출자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채무액에 상응하는 주식을 발행하고 대표자가 인수하여 가수금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다만 주식발행가액과 시가가 반드시 일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증여 문제나 채무면제이익으로 인한 법인세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가수금 증자가 있다. 이는 증자와 상계를 결합한 개념으로, 법인이 가수금만큼 주식을 발행하고 대표이사가 이를 인수하여 가수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가수금 채무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자본금을 증가시킬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가수금의 실제 귀속자를 대표이사가 아닌 배우자로 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주주 구성의 다양화를 꾀하거나 가족 지분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고려해 볼 만하다. 가수금의 출자전환과 유상증자를 함께 고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수금이 손익 은폐의 수단으로 악용되기 쉬우므로, 일시적으로 사용하더라도 결산기 말에는 반드시 적절한 계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누적 금액이 많거나 추가적인 문제 발생이 우려될 때는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경영 악화로 인해 부실화된 기업에 누적된 가수금은 결코 쓸모없는 자산이 아니다. 가수금과 이월결손금은 재산 가치를 지니며, 이월결손금 상계 처리 또는 채무 상계에 의한 신주발행을 통해 자본으로 출자할 수 있다. 다만 세무적 리스크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장한다.

 

가수금은 중소기업의 현실적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동시에 성장을 가로막는 숨은 걸림돌이기도 하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가수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체계적인 정리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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