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기업 경영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개념이었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도 납품 망, 투자,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ESG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환경과 사회 분야에서의 변화와 성과는 비교적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지배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영역으로 지적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미비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이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지배구조가 취약한 이유는 구조적인 특성과 맞닿아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가족경영 체제, 경영 투명성보다는 생존과 단기적 수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이사회나 감사기구 운영의 비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지배구조 개선을 외면하는 것은 장기적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은 위기 대응력이 높고,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며, 인재 확보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독립적 이사회를 보유한 중소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매출 감소 폭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분석은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기반이 된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단 운영만으로도 의사결정의 질이 높아지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인 제도 도입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경영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다. 또한 공정한 성과평가와 투명한 보상체계를 갖춘 기업은 인재의 이탈을 막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MZ 세대가 조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직장 선택의 핵심 요소로 고려하는 흐름을 감안할 때 지배구조 개선은 인재 확보의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지배구조의 영향은 분명하다. 재무보고의 신뢰성을 확보한 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투자자들 역시 지배구조가 건전한 기업을 더 높은 신뢰로 평가한다. 최근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자들이 ESG 요소를 심사 기준에 포함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된 흐름이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선은 비용이 아니라 자본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투자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현실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모든 제도를 한꺼번에 도입하기보다는 기업 상황에 맞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걸음은 기업 규모에 맞는 이사회 혹은 자문단의 운영이다. 법적 요건을 갖춘 정식 이사회를 구성하기 어렵다면 분기별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라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작은 시도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의 기초를 마련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재무·회계 투명성 확보다. 외부 회계감사 도입, 정기적인 재무 정보 공개,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은 비교적 단기간에 실행할 수 있고 이해관계자 신뢰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더 나아가 기업의 비재무 성과를 함께 공개함으로써 ESG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인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투자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협력사, 직원,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받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향후 상장, 대규모 투자 유치,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에 맞는 지배구조 체계를 사전에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감사위원회 설치, 사외이사 확대, 전자투표 제도 도입 등은 당장 의무 사항이 아니더라도 장래 경영 환경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최근 주주권익 보호 강화와 상법,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제도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가기보다 먼저 준비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잡는 방법이다.
정부 정책 또한 이러한 방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소기업 매출 기준 상향, 부당특약 금지, 인력 유지를 위한 지원 제도 개선 등은 중소기업이 지속가능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기업 내부에서 ESG 경영을 내재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와 윤리적 책임감, 그리고 경영자의 철학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배구조 개선은 단기적으로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는 과제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 창출의 핵심 동력이 된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의 품질과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만이 금융, 인재,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얻게 된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ESG 경영,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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