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10년의 준비가 필요하다

2026-02-27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사회 전반에 만연하다. 그러나 기업이 가업승계에 성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경우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는 절대 작지 않다. 기업 경영자로서도 오랜 시간 공들여 일군 회사를 포기하는 결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가족기업이 세대를 넘어 장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 노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한국의 상속 및 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이에 따라 사전 계획 없이 갑작스럽게 상속이 이뤄질 경우 상속인이 과도한 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물려받은 재산을 처분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가업승계 절차와 요건이 까다롭다는 인식 때문에 일부 중소기업 대표는 상속재산 증가를 우려해 사업 확장을 자제하거나 기업 매각을 선택하기도 한다.

세계 1위 손톱깎이 기업으로 성장한 쓰리세븐은 2009년 상속세 부담을 우려해 사전에 임직원 등에게 37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했다. 그러나 증여 이후 2년 만에 창업주가 사망하면서 사전증여 재산이 상속재산에 합산됐고, 이에 따라 상속인에게 막대한 세금이 부과됐다. 결국 상속인은 세금을 납부하지 못해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전선 역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2004년 고 설원량 회장 별세 이후 주식 상속 등으로 3,340억 원에 달하는 상속재산에 대해 유가족이 1,355억 원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며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 상속세 사상 최대 규모였으나 가업을 승계한 자녀는 결국 9년 만에 경영을 포기하게 됐다.


반면에 가업승계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금성풍력은 1975년 설립 이후 풍력 및 송풍기 분야에서 꾸준한 설비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국내 시장을 선도해 온 기업이다. 금성풍력이 가업승계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상속 중심의 승계가 아니라 ‘경영 연속성 중심’으로 단계적 승계를 설계했다는 점에 있다.

금성풍력은 창업 이후 장기간에 걸쳐 후계 경영진이 현장에서 경영 전반을 경험하도록 하며 시간을 두고 권한을 이전했다. 갑작스러운 상속이나 단절된 경영권 이전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 참여와 책임 부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아울러 승계를 단순한 지분 이전으로 보지 않고 기술 경쟁력 유지와 조직 안정성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를 지속했고, 미국 AMCA 인증 등 객관적인 기술 지표를 확보해 경영자가 바뀌어도 기업의 시장 경쟁력이 흔들리지 않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기업 매각으로 이어지는 사례와 달리, 장기간에 걸친 승계 준비를 통해 세무 리스크를 관리했다. 이는 사전 증여와 지분 구조 관리, 기업 가치 관리 등을 병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공제 규모와 대상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다른 방식에 비해 상당한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가업상속공제는 적용 요건과 사후관리 요건이 까다로우므로 이를 충족하기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는 최소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선 후계자를 조기에 지정하고 체계적인 육성 계획에 따라 경영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일정 수준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므로 지분 구조를 점검하고 조정해야 하며 기업 제도를 정비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증여 및 상속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과 달리 시가 산정이 명확하지 않고 거래 사례가 적어 고평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속적인 가치 관리가 요구된다. 기업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주식 가치 관리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재무 구조를 점검해 주식 가치를 불필요하게 높이는 재무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사전 준비는 필수적이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 창업 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중소기업 주식 할증 평가 배제, 상속세 연부연납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가업승계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기업마다 경영 환경과 재무 구조가 상이한 만큼 제도별 요건과 세부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고 기업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과정에서는 거액의 상속·증여세로 인한 기업 매각 위험과 가족 간 경영권 분쟁, 제삼자의 개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가업승계는 단일 이슈만으로도 기업의 존속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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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기업컨설팅 전문가

  • 現)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現) 전자신문 기업성장지원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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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기업컨설팅 전문가

  • 現)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現) 전자신문 기업성장지원센터 전문위원
  • 現) NPTI 연구원 재무심리진단 컨설턴트
  • 前) 에프인 인터내셔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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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 한국여성유권자서울연맹 서초지부 회장
  • 前) 서초경찰서 청소년발전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