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ESG가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잣대로 떠오르면서, 이제 중소기업도 더 이상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탄소중립과 친환경이 산업 전반의 화두가 되고 기업 윤리가 강조되는 가운데, ESG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SG 경영의 실체는 흔히 오해받는 것처럼 도덕적 의무나 사회 공헌이 아니다. 이는 철저히 기업이 지속 가능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다. 2020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가 투자 대상 기업에 보낸 서한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후 위기는 곧 투자 위기이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각종 리스크에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이 발전된 자본주의의 길이라는 메시지였다. 즉, ESG 관련 경영 리스크로 투자자가 손실을 입지 않도록 기업의 관리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ESG 리스크 관리 실패는 기업에 치명적 타격을 준다. 2022년 태풍으로 인한 포스코의 고로 중단 사고는 1조 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고, 건설 중 아파트 붕괴 사고를 낸 한 기업은 영업 정지와 함께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대리점 갑질이 공론화된 대기업은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해킹 사고를 당한 대형 통신사는 1,300억 원대 과징금과 함께 시장점유율 하락이라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이러한 사고들은 재무제표에 미리 나타나지 않기에 투자자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반면 ESG 경영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들은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 결과, ESG 경영을 실천하는 중소기업의 매출액이 평균 35% 증가했으며, 특히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45%나 상승했다.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제조원가는 18% 절감되었고, 직원 만족도 향상으로 생산성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는 스마트공장에 ESG 요소를 접목해 에너지 사용량을 35% 줄이고 불량률을 절반으로 낮췄다. 강원의 식품기업은 지역 농가와 상생 모델을 구축해 안정적 원료 수급과 농가 소득 증대를 동시에 이뤘으며, 충남의 한 중소기업은 육아 시설 확충과 유연근무제로 여성 인력 이직률을 60%나 감소시켰다.
신용 측면에서도 ESG의 효과는 분명하다. 신한은행 분석에 따르면 ESG 우수 중소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대출 연체율이 55% 낮았고, 신용등급도 평균 2단계 높게 평가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에서는 ESG 경영을 도입한 중소기업의 5년 생존율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8%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들은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했다. 인재 채용 면에서도 핵심 인력 확보율이 40% 증가했고, MZ세대의 선호도가 높아져 신입사원 지원율이 평균 65% 상승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은 자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협력업체까지 포괄하는 강력한 공급망 책임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2025년 EU가 발표한 옴니버스 패키지는 일부 규제를 조정했지만, 본질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이행력 강화다. 법적 책임의 무게중심이 법에서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에코바디스나 RBA 같은 국제 평가기관의 등급을 요구하는 글로벌 고객사가 급증하고 있다. 법이 직접 강제하지 않아도 시장과 투자자가 실질적 감시자가 된 것이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기업 ESG 공시 의무화와 2027년 탄소배출권거래제 확대는 중소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중소기업 대다수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 위로는 고객사의 ESG 요구에 대응해야 하고 아래로는 협력업체를 관리해야 하는 이중 부담이 따른다. 인력과 예산,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ESG는 새로운 비용이자 리스크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국제 거래 질서는 이미 ESG 미이행 기업과의 거래 제한으로 방향을 틀었다. 단순 납품업체에 머문다면 글로벌 거래망에서 자연스럽게 탈락할 위험이 커진다.
정부도 중소기업의 ESG 경영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K-ESG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000개 중소기업에 무상 진단과 컨설팅을 제공하며, 환경부는 녹색경영 설비 투자 시 최대 50억 원까지 저리 융자를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ESG 채권으로 조달한 3조 원 규모의 자금을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하고 있으며, ESG 우수기업에는 정책자금 금리 우대와 R&D 지원 사업 가점 등 실질적 혜택을 부여한다.
중소기업이 취해야 할 대응은 명확하다. 근로조건, 안전보건, 폐기물 관리 등 눈에 보이는 위험 요소부터 정비하고, 거래 계약서에 ESG 조항을 포함한 협력사와의 공동 행동강령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는 책임 있는 납품업체로 인정받는 출발점이다. ESG 경영은 비용이 아닌 거래 지속성의 보증서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신용과 거래 기회를 잃게 되지만, 일찍 준비한 기업은 신뢰와 투자 유치의 기회를 얻게 된다. 초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투자다. ESG는 이제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자,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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