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그동안 ESG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 도구로 주목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 전반에서 ESG 요소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중소기업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협력사 선정에 ESG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ESG를 도입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새로운 거래처 확보는 물론 기존 거래 관계 마저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ESG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기업은 협력사의 ESG 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는 ESG 성과와 데이터 공개를 법제화하고 있다. 실제로 EU의 공급망 실사법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이 되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중소기업의 경영 전략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SG는 이제 제품의 품질과 가격만으로는 부족한,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도구가 된 것이다.
국내 현황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ESG 대응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공급망에 속한 중소기업들의 ESG 종합 점수는 평균 3.55점으로 '중위험'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환경(E)과 지배구조(G) 항목에서는 각각 2.45점, 2.7점을 기록하며 '고위험'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ESG 경영은 중소기업에 시급한 과제가 되었으며, 단순히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경영의 필수 요소로 인식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ESG 경영을 시작해야 할까? 가장 현실적인 첫걸음은 기업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제도와 데이터를 점검하고, 이를 체계화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많은 중소기업이 환경안전 관리, 인사 제도, 윤리강령, 납품 정책 등 ESG의 핵심 요소를 이미 실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별개의 과제로 인식하거나 문서화하지 않아 ESG 경영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컨설팅 사례에서도, ESG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부재'로 평가된 사례가 다수 존재했다. 이처럼 '있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일'만으로도 ESG 경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ISO 인증은 ESG 경영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 ISO 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등은 ESG의 핵심 영역을 국제 표준에 따라 구체화하고,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인증 과정은 기업의 운영 전반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를 제공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활발하다. 인증 비용의 최대 70%까지 지원이 가능하며, 수출 실적이 일정 기준 이하인 중소기업은 인증 컨설팅 및 심사비용도 일부 보조받을 수 있어 초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중소기업의 ESG 성공 사례는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유효한지를 보여준다. 경기도의 한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는 ISO 14001 인증을 취득한 후, ESG를 중요한 협력사 평가 기준으로 삼는 글로벌 대기업과의 거래에 성공했다. 이 업체는 인증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30%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다른 사례로, 친환경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한 기업은 ESG 기반의 경영 전략과 ISO 인증을 통해 해외 박람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이는 국내 시장 침체 속에서도 신규 수출 기회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ESG 경영은 단지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전략이다. 금융 시장의 변화도 ESG에 우호적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ESG 경영 실천 기업에 대해 대출 우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ESG 수준이 높은 기업에는 투자유치, 공공조달, 민간입찰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집중되고 있다. 한 중소 제조기업은 ISO 45001 인증 이후 연간 수천만 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었고, 이는 ESG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ESG는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4%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ESG 활동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윤리적 소비 문화는 ESG를 실천하는 중소기업에 브랜드 가치 상승과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이중의 효과를 제공한다. 이는 광고나 마케팅 예산이 한정적인 중소기업에 매우 효율적인 시장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물론 ESG 도입은 단기적으로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스템 구축, 정책 수립, 데이터 관리, 인증 취득 등 일련의 과정에는 시간과 자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투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ESG 경영을 도입한 중소기업의 8년 생존율은 일반 기업 대비 48% 높으며, 경제위기 극복 속도도 3배 이상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의 ESG 지원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은 ESG 도입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인증, 자금 지원,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을 운영 중이며, 2026년까지 약 12조 원 규모의 ESG 관련 지원이 계획되어 있다. 이는 중소기업이 ESG를 도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지금이 바로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ESG 경영은 미래를 위한 전략이다. ESG는 단순한 평가 항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존과 도약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기존의 경영 활동을 ESG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정부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중소기업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ESG 경영,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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