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통계청과 국세청의 자료를 살펴보면 자영업 시장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60대 이상의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은퇴 후 부족한 연금을 보충하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빌라나 다세대주택 임대업에 뛰어든 고령층이 전체 임대사업자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후는 그리 평탄치 않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그리고 임대주택 등록 제도 변화는 생계형 임대인들을 단기간 내 상환 압박과 경매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타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은 고령층에게 부동산 경기의 침체는 단순한 자산 감소를 넘어 노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리스크다.
과도한 건강보험료 부담 또한 법인 전환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지역가입자로 분류되는 개인 임대사업자는 소득뿐만 아니라 보유한 부동산과 자동차 등 재산 전반에 걸쳐 보험료가 산정되기 때문에 실제 수익에 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그러나 법인으로 전환하여 대표이사로서 급여를 수령하게 되면 직장가입자 지위를 얻게 되어 오직 근로소득에 대해서만 보험료가 부과되므로 준조세 성격의 지출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는 매달 발생하는 고정 비용을 줄여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실무적인 방편이 된다.
더불어 필요경비 인정 범위의 확대도 매력적인 요소다. 개인사업자는 가계 지출과 사업 지출의 경계가 모호하여 경비 처리에 엄격한 제약이 따르지만 법인은 대표이사의 급여와 퇴직금 처리는 물론 차량 유지비, 통신비 등 사업과 관련된 폭넓은 항목을 법정 비용으로 인정받아 법인세 과세 표준을 낮추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산의 장기적인 이전과 승계 관점에서도 법인은 개인보다 훨씬 유연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부동산 자체를 증여해야 하는 개인은 막대한 증여세와 취득세 부담 때문에 자산 이전에 어려움을 겪지만 법인은 부동산을 주식이라는 단위로 쪼개어 증여할 수 있다.
주식 가치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저평가된 시점에 자녀에게 지분을 이전하거나 배당을 통해 합법적인 자금 출처를 마련해주는 방식은 향후 발생할 상속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탁월한 수단이 된다.
특히 임대 소득을 법인 내에 유보하여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거나 자녀를 주주로 참여시켜 자산 형성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 구조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장점이다. 또한 개인의 경우 소유주 사망 시 부동산이 즉각 상속 대상이 되어 분할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기 쉽지만 법인은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며 지분 구조 조정을 통해 평화로운 자산 승계를 도모할 수 있다.
물론 법인 전환이 모든 상황에서 정답은 아니며, 전환 과정과 사후 관리에 따르는 책임도 뒤따른다. 법인 자금은 개인의 돈이 아니므로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고 증빙 자료를 철저히 갖추지 않으면 가지급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국세청의 정밀해진 과세망과 성실신고 확인 제도 대상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투명한 회계 처리가 가능한 법인 구조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세무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세무 조사의 압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부동산 임대업의 경우 연 수입이 5억 원을 초과하면 성실신고 확인 대상자가 되어 매우 까다로운 세무 검증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이 기준 금액을 점차 낮추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많은 개인 임대사업자가 잠재적인 감시망 아래 놓여 있다. 법인으로 전환하면 이러한 성실신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기업으로서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금융권 대출이나 자금 조달 시 개인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최근처럼 대출 규제가 강화된 시기에 고령 임대인들이 자금 경색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가업 승계와 노후 은퇴 설계 측면에서도 법인은 압도적인 유연성을 제공한다. 개인 명의 부동산은 상속 및 증여 시 공시가격 전체가 과세 대상이 되어 최대 50%에 육박하는 세금 폭탄을 맞기 쉽다. 반면 법인은 부동산을 주식 형태로 쪼개어 가치를 관리하며 이전할 수 있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자녀에게 합법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고 대표이사의 퇴직금 설계를 통해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입체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
다만 법인 전환 방식의 선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 비중이 높은 임대사업자에게는 사업용 고정자산을 자본금 대신 내놓는 현물출자 방식이 세제 혜택 면에서 유리하지만 처리 기간이 길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일반 사업양수도나 포괄양수도 방식은 절차가 간편하지만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면제 혜택이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2021년부터는 주택 임대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할 때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혜택이 제외되는 등 규정이 강화되었으므로 본인이 보유한 물건의 종류와 규모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
더욱이 법인 전환이 무조건적인 승부수는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법인이 된 후에는 자금 인출이 엄격히 제한되며, 소유와 경영을 명확히 분리해야 하는 회계적 책임이 따른다.
만약 설립 5년 이내에 적절한 사유 없이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각할 경우 감면받았던 세금이 환수되는 등 사후 관리 리스크도 존재한다. 따라서 실물 자산에 대한 정확한 가치 평가와 더불어 전환 이후의 사업 방향에 대한 전문가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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