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가치 평가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재무성과만으로 기업을 판단하던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되었다. 대기업들이 ESG 경영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중소기업들도 더 이상 방관자로 남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ESG 경영의 필요성은 단순한 윤리적 차원을 넘어선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이미 ESG를 주요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탄소중립과 RE100을 협력사들에 요구하면서, 수출 공급망에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ESG 경영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북의 섬유 제조업체 P사는 친환경 생산설비를 도입해 용수 사용량을 58%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45% 향상시켰다.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더불어 글로벌 고객사와의 계약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또 대전의 포장재 기업 Q사는 생분해성 소재를 개발하고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12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력 기회를 얻었다. 강원의 R기업도 노사협력과 성과공유제를 통해 직원 만족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이처럼 ESG는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선행 차원을 넘어, 매출 확대와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경영 전략임이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분석에 따르면, ESG 경영을 실천하는 중소기업은 평균 매출액이 2년 만에 52% 증가했으며, 수익성도 일반 기업보다 4.2%포인트 높았다. ESG 우수기업은 대기업 협력사 선정 확률이 2.8배 높았고, 해외시장 진출 성공률도 4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30년부터 ESG 성과가 국제무역의 새로운 기술 장벽으로 작용할 예정이며, 금융권에서도 ESG 연계 여신이 확대되어 자금 조달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ESG 우수 중소기업의 기업 가치는 평균 35% 상승했으며, 은행 대출금리도 일반기업보다 평균 1.5%포인트 낮았다.
탄소배출권은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도구다. 대기업에 비해 감축 기술 도입이나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국제 탄소배출권을 활용하면 현실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브라질의 산림 복원,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에서 발생한 인증된 감축량을 구매해 직접 감축이 어려운 배출량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물론 중소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전문 인력 부족, 정보 부족, 예산 제약 등이 주요 장애물이다. 하지만 정부는 '중소기업 ESG 전환 촉진 방안'을 통해 향후 4년간 총 10조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ESG 진단과 컨설팅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친환경 설비 도입 시 최대 500억 원까지 특별 융자를 제공한다. ESG 우수기업에는 정부조달 입찰 가점 확대와 R&D 자금의 90% 지원 등 실질적인 혜택도 주어진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도 그린 전환 및 탄소중립 분야 중소기업 발굴과 육성에 나서고 있다. 2021년부터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통해 고탄소 배출 업종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와 ICT 기반 공정혁신을 지원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 개최, 그린벤처 유망기업 해외 진출 지원 등 ESG 기반 생태계 확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ESG 경영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전략이다. 한국개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ESG 경영을 도입한 중소기업의 7년 생존율은 일반 기업보다 42% 높았으며, 시장 위기 대응력도 2.5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ESG 경영기업의 취업 선호도는 동종업계 평균보다 3.5배 높았고, 직원 이직률은 55% 낮았다.
변화하는 시장에 무대응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큰 위험에 직면한다. 환경규제 강화와 탄소 국경조정세 도입은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수 있으며, 탄소배출권 비용의 가파른 상승으로 재무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반면 ESG 경영을 통한 친환경 소재 개발, 자원 절감을 위한 공정혁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기술 개발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은 완벽한 시스템 구축보다는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 먼저 자사의 탄소 배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감축 가능한 영역과 한계를 인식해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직접 감축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인증 기관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비용이 아닌 투자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과 금융 혜택을 적극 활용한다면 중소기업도 충분히 ESG 경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중소기업들이 ESG를 통해 환경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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