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근무 등 근무 형태의 다변화와 MZ세대의 일과 삶의 균형 중시 문화가 확산하면서, 기업의 복지 제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지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효율적인 복지 제도의 도입은 우수 인재 확보와 유지를 위한 핵심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제도가 중소기업의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근로복지 기본법에 근거한 특수법인인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기업의 이익금을 출연해 독립된 기금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근로자 복지 증진에 활용하는 제도다.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기업 이윤의 수평적 배분을 통해 임금 격차를 줄이는 선진적 경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최대 장점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업은 기금 출연 시 최대 2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출연액에 대해 100% 손비인정으로 법인세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증여세 비과세, 등록면허세 면제 등 추가적인 세제 혜택도 있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 사의 사례는 이러한 혜택을 잘 보여준다. A 사는 지난해 2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지만, 법인세 절감 효과와 정부 지원금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기업 부담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직원들의 주택자금 지원과 자녀 학자금 지원을 통해 직원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고,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기업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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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에게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 주택 구매, 우리사주 취득, 생활 안정 자금 대출, 자녀 장학금, 문화 활동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으면서도 이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혜택이 모든 직원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직급이나 성과에 따른 차별 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복지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에 조직 내 화합과 소속감을 높이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은 ESG 경영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식품제조업체 G 사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G사는 수급업체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부로부터 추가 지원금을 받았고, 이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제고로 이어졌다. 이처럼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대,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의 가교 구실을 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많은 중소기업이 복잡한 절차를 우려해 사내근로복지기금 도입을 망설이지만, 실제 설립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법인 정관, 기금 법인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의 재직증명서, 사업계획서, 출연 확인서 등 필요 서류를 구비하여 관할 지방노동청에 신청하면 된다.

직원과 대표 각 2인 이상, 10인 이하로 구성된 복지 기금협의회가 출연금을 결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직전 연도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의 5%를 기준으로 한다. 물론 기업의 상황에 따라 이 비율은 조정 가능하다.

다만, 사내근로복지기금 도입 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과도한 지원은 과다경비로 인정될 수 있고, 기금 혜택이 직원으로 한정되며, 기업 상황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또한 기금의 투자 결정이나 내부 통제 기준이 모호할 수 있어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종류에 따라 허용범위가 다르고 설립 시 절차와 출연금 결정 등의 고려 사항이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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