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원한 W안과의 박 원장은 신규 환자를 유입하기 위해 SNS, 블로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얼마 전에는 1천만 원의 광고비를 들여 디지털 매체를 통해 광고 활동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 원장은 생각을 전환해 기존 고객을 만족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이어 고객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실시했다.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친절하게 안내해 봤자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고객 앞에서 웃기만 한다면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묻고, 그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고객 불만을 최소화했다.
또 직원들의 친절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고객을 차별 대우하지 않도록 교육했다. 직원들은 교육을 통해 고객 만족을 위한 고객 특성을 공유해 보고 ‘어떤 대응 방식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욱이 고객의 입원 및 퇴원에 대한 치료 일정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질병 유형, 고객 유형, 진료 단계에서 요구되는 대응 방안과 지식, 고객 특성과 요구사항을 공유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해야 한다. 박 원장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상시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안구 운동법이 적힌 안내서와 다회용 찜질팩을 제공하는 등 추가 서비스 제공으로 단골 환자의 신뢰와 만족을 높였다.
또 환자의 진료기록을 꼼꼼하게 작성해 재방문 환자와의 친밀도를 높였다. 예를 들어 결막염으로 안과를 방문한 환자가 환절기마다 내원하는 경우, 환절기 질환 예방법이나 관리법을 안내해 병원이 환자를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관리는 고객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고객들이 병의원을 홍보해 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병의원의 경쟁이 치열하고 경영 환경이 나쁜 시기에는 신규 고객을 유입한 매출 증대보다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여러 병의원은 고객 관리를 위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CRM은 소비자를 고객으로 만들고 장기간 유지하고자 하는 경영방식 중 하나로,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등 내부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데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병의원 CRM은 충성고객을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며, 환자와 병원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병원 고객 관리 ‘10, 10, 10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한 사람의 고객을 유치하는 데 10만 원이 들고, 한 사람의 고객을 잃는 데 10초가 걸리고, 한번 잃어버린 고객을 다시 찾는 데는 10년이 걸린다는 말이다.
즉, CRM을 통해 기존의 고객 관리를 잘하는 것이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것보다 비용 측면, 관리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다. CRM은 진료 과목, 고객 지역 분포, 성별, 연령, 진료과목별 매출, 내원 목적 등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재무관리, 세무관리, 홍보 및 마케팅, 예산 계획 등 병의원에 필요한 요소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또 병의원 운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의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 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