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등 의료개혁 정책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경영이 크게 악화된 상급 종합병원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넘어 희망퇴직을 논의하고, 대형병원 앞 약국들도 덩달아 폐업을 고민 중이다. 개원의까지 야간 및 휴일 진료를 축소하는 등 주 40시간 단축 진료를 시작하며 의료계에 전례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현재 개원의들의 참여는 저조하지만 진료시간을 단축하게 되는 경우 필수 인력만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비품 비용 및 식비 등을 감축하거나 진료과목과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최저시급은 9860원으로 사실상 1만 원에 가깝다. 최저시급은 매년 인상되므로 일선 개원가의 직원 인건비는 매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원 시장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경영난은 극심해지고 있기에 일선 개원의들의 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의원급 의료기관도 비급여 보고 대상에 포함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까지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4254개소였지만 올해는 의원급 포함 7만 3천 개소로 늘어났다. 보고 항목도 지난해 594개에서 올해 1017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는 개원가의 경우 연 1회, 3월분 진료내역을 보고하면 되고 해당 항목도 크지 않아 큰 부담이 없다고 안내했지만 일선 개원의들은 대형병원과 달리 직원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보고 내역에는 비급여 비용(실시 빈도)부터 진료내역(주상병명, 부상병명, 주수술 및 시술명 등)을 기재해야 한다. 특히 단순히 비급여 진료비용을 게시하는 식의 공개가 아니라 작성해야 하는 항목이 많아 의료 현장의 업무가 늘어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의료인인 동시에 자영업자인 개원의가 격무에 시달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진료뿐만 아니라 경영, 마케팅, 인사, 회계 전반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업무량이 많아 과로사를 하는 개원의 사례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근로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개원가는 경쟁이 치열하기에 의료 장비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의료 광고 전쟁에서의 실패 등으로 파산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위험부담이 높다. 진료과목에 따라 편차가 큰 것도 문제다. 저출산 문제와 맞물리며 소아과와 산부인과의 의료 붕괴는 현실로 다가왔다. 전국 분만 건수 1위에 올랐던 성남시 K병원이 폐업을 결정했고, 전국적으로는 분만 병원 3곳 중 1곳이 사라졌다.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환자 특성상 감기 등 호흡기계 환자가 많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검체검사, 영상진단, 비급여 비중이 낮아 기본진료비의 비중이 높다. 즉,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수가 개선과 지불제도 개선을 통해 충분히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제시되지 않는 한 소아청소년과의 폐업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개원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매출이 부진한 병의원이 고객을 창출하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하에 고객 관리 방법을 보완 및 수정하고 매출과 지출을 분석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서비스, 업무체계, 의료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운영 효율화 전략이 필요하다. 병의원의 운영 효율화를 강화하려면 진료비, 환자 수 등 각종 데이터의 변화 추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하고, 상관관계를 분석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일일 업무보고, 월별 결산서 등을 검토하고 고객 1인당 발생 매출, 항목별 비용 추이, 근로자의 성과 창출 대비 인건비 현황 등을 갖춰 병의원 예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병의원의 경영전략을 손쉽게 마련하고, 수정 및 보완이 가능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