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에 경영관리자가 꼭 필요한 이유​

2016-10-31

 

 

얼마전 M원장님을 포함 두 분의 원장님 그리고 컨설턴트와 식사자리를 가졌었다. 그 자리에서 의료사업 해외진출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해외진출이 매우 어렵고 어찌보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과 함께 해외진출이 안 되는 이유들이 열거되었다.

그 중 한가지가 귀에 들어왔다. “병의원의 시스템과 전략이 없다” 즉 중국, 베트남 등에서 우리 병의원에서 얻고 싶어하는 것은 원장의 진료수준이나 첨단 의료기기가 아닌, 고객을 어떻게 내원시키고, 유지하고 창출하고, 성과를 발생시키고, 큰 병의원으로 성장시키는 "병의원의 경영 노하우"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병의원은 경영노하우는 빼고 뛰어난 의료수준으로만 협상에 임하니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 다른 얘기로 원장님을 뵈러 갈 때마다 매우 바쁘시다. 종일 진료보시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재무사항, 의료기기 및 의약품 관련, 마케팅 관련, 부채, 임대료 관련 등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어쩔 수 없이 점심시간, 퇴근시간 이후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병의원 경영에 있어 중요한 의사를 결정할 때 충분히 검토할 시간과 정보가 부족하게 되며, 보류할 수 밖에 없는 사항도 생긴다.

 

이런 모든 사항을 원장님 혼자서 다 챙긴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한 일이다. 규모가 아무리 적은 병의원이라도  큰 병원처럼 경영의 요소는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원장님의 시간부족과 한계를 대신하고자 사무장, 상담실장, 마케팅 실장에게 병의원 경영을 맡기는 병의원도 있지만 유능한 경영관리자가 필요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영관리자는 무슨 역할을 하나?

 

첫 번째, 말 그대로 경영전문가를 말한다.

경영는 생산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 남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져야 수익률이 높일 수 있다. 경영관리자는 병의원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자원과 역량을 효율적 사용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은 전문가이다.

 

두 번째, 경영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 전략 그리고 뛰어난 의료진, 직원과 함께 해도 적기에 실행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경영관리자는 의료환경 변화에 맞춰 지금 해야 할 일,  장단기 프로젝트의 타이밍을 파악함으로써 낭비적 요소를 없애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세 번째, 각 업무의 조율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축구팀의 감독에 따라 나타나는 성과는 매우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선수 몸 값이 높은 레알마드리드라는 축구팀도 어떤 감독이냐에 따라 우승도 하고 우승권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경영관리자는 직원이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부여하고 각 업무가  조직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묶는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

 

경영관리자를 채용해도 별로 효과가 없다?

 

어떤 병원장님의 경우 경영관리자를 채용하였더니 직원들이 지시체계, 소통라인 그리고 업무불명화라는 부작용이 생겼다고 말씀하신 분이 계셨다.

 

아마도 그런 부작용에 대해서는 두 가지 원인으로 발생했을 것이다.

 

첫째 원인, 경영관리자에게 명확한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다.

경영관리자는 원장님을 대신해서 병의원을 경영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경영관리자는 원장님의 병의원 경영비전, 철학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임무를 맡는 다. 이에 경영관리자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원장님이 분명한 비전,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만일 제시할 수 없으면 경영관리자와 같이 명확화 작업을 꼭 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빼먹으면 유능한 경영관리자가 있어도 쉽게 경영방향과 맥을 잡을 수 없게 된다.

 

둘째 원인, 책임과 함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라고 해도 권한이 없다면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한계가 있다. 축구감독이 전략에 맞게 선수를 기용하여야 하는데 만일 축구단 단장이 선수기용을 해버리면 선수는 감독의 지시를 따르지 않게 되는 것과 같다. 즉 수비, 미드필드, 공격이 하나의 전략에 의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상담실장, 마케팅 팀장은 경영관리자라기 보다 한 영역을 맡은 업무전문가일 수 있다.

 

경영관리자 재목이 없다.

 

경영관리자는 경영전반에 걸쳐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듣고, 보는 것으로 어떤 검사, 진료, 처방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유능한 의사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경영관리자가 매출, 수익률, 고객불만사항에 따라  최적의 대응전략을 낼 수 있으려면 경영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경영관리자라는 재목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장님이 병의원의 모든 일을 다 챙길 수는 없다. 사각지대도 많다. 경영관리자가 있어야 경영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원장님이 매출, 재고, 재무관리는 할 수 있을 지 몰라도, 거기에서 발생한 문제, 성공요인 창출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지만 병의원에도 경영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위의 이유말고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꼭 필요하다.

 

1. 경영관리자는 병의원 조직에서 중간관리자 입장이다. 원장님의 생각을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한다. 축구로 치면 미드필더 역할이다. 경영관리자는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직원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고, 직원이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2. 조직 문화를 성숙시킬 수 있다. 원장님이 애를 써도 원장과 직원과의 관계는 어색할 수 있다. 원장님은 리더이기도 하지만 고용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원장님에게 하지못한 말들도 중간관리자에게 할 수 있기에 소통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조직체계의 정비와 함께 병의원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3. 경영전문가 즉 중간관리자를 둔다는 것은 직원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같다. 즉 근무 경력, 경험으로 점차 전반적 병의원 업무에 익숙해진 직원에게 경영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부여한다면 직원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채훈대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병의원 컨설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