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쓰다> 나루가온 에프앤씨 박효순 회장​

20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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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요리연구가이면서 상견례 장소로 유명한 한정식 체인점 회장, 식품 생산업체의 CEO를 겸하고 있는 한 여성이 있다. 건강한 매력을 가진 한식밥상을 전하는 나루가온 에프앤씨의 박효순 회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그는 2017 한 해 동안만 대한민국 창업대상, 대한민국 모범기업인 대상, 최우수 경영인상 글로벌 리더상이라는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박 회장의 사업 아이템은 어린 시절 가업으로 이어오던 곰국시와 손만두가 출발이었다고 한다. 대종손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한식을 익히게 된 박 회장은 만두 빚는 어머니와 떡을 뽑는 아버지를 스승으로 실력을 키워갔다.

2013년 나루가온 에프엔씨는 경기도 남양주 일패동에 500평 규모의 공장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의 생산라인에서는 만두 전병, 떡, 면과 사골육수 등을 반 수제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박 회장이 생산에 있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맛이며, 식감이나 목 넘김 등도 고객 테스트 등을 통해 끊임없이 수시로 체크한다. 유통기한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보니 소량씩 만들어 자주 소진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겉모습은 인자한 어머니 같은 외모지만 리더로서의 박 회장은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가졌다는 것이 직원들의 평가이다. 무엇보다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에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더욱 열심히 일한다는 동기부여도 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박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가정신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에는 고객과의 소통뿐 아니라 직원과 생산 제품과의 소통이 있다. 소비자에게 음식이 다가갔을 때 음식과 고객이 나누는 소통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포함돼 있다. 소통을 기본으로 사업을 추구한다는 그의 정신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그가 국밥의 재료가 되는 한우 머리와 우설까지 직접 삶고 맛을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만들던 맛 그대로를 고객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느리고, 손이 많이 가지만 떡이나 국수 역시 아버지가 전해주신 방법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다. 아버지의 손맛을 기억하는 단골들을 위한 일이다. 대량화 시대에 이와 같은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는 오히려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옛 방식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큰돈은 되지 않는다고 박 회장은 말한다. 다만 나루가온 에프엔씨의 경우 백화점 PB 상품으로도 상당히 매출이 나오고 매장에서 완성된 음식 외에 소스나 양념, 드레싱, 면, 떡을 별도로 판매하고 또 직접 생산하다 보니 공장과 매장을 그럭저럭 유지할 정도는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굳이 이런 수고를 감내하는 이유는 이윤보다 맛과 정성에 더 큰 가치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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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전문 컨설팅 그룹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나루가온 에프엔씨에 대해 “회장님이 실제 농지를 경작하고 있어 농업인 자격을 갖고 계시다”며 “이런 경우에는 농업회사 법인으로 전환이나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농업회사 법인이 되면 설립 출자 시에 등록면허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있고 사업상 이용되는 부동산 취득 시 취등록세 감면, 주주에게 배당 시 배당소득세 감면 등 세제상 혜택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스타리치는 말한다.


박 회장은 공장에서 직접 만두소를 제조하고 드레싱이나 각종 양념도 반 수작업으로 만든다. 또한 공장이나 음식점에 필요한 재료들은 10년 이상 거래해 신뢰가 두터운 곳에서 직접 공수하고 있다. 최근 나온 신제품으로는 고기를 사용하지 않아 채식주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비건만두가 있다. 이 만두는 칼로리와 기름기가 낮아 다이어트 상품으로도 시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반 수제 만두의 경우 한때는 매장에서 생만두를 포장해준 적이 있었는데 손님들이 귀가하는 도중 변질되는 일이 있어 방식을 변경한 케이스이다. 다만 일부러 하나씩 손으로 싸서 봉투에 담아주는 과정을 기계로 바꿔 효율성을 높였다. 또 완전 자동보다 수제만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반자동 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소규모 공장에서는 7~8년 이상 경력의 숙련된 직원들이 익숙한 솜씨로 만두를 빚는다.


한정식 매장을 점검하는 일도 박 회장의 일과이다. 그는 “내가 사실은 여기 서서 손님을 맞아야 하는데 직원들이 대신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과일이나 보양식을 꼬박꼬박 챙겨 준다고 한다. 하지만 배려심이 많다는 직원들의 칭찬에는 정작 “여성이다 보니 세심한 부분을 조금 더 잘 보는 것일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매장 점검에는 늘 이뤄지는 서빙 과정을 본사 직원과 회장이 지켜보는 모의 고객 서비스 테스트도 빠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직원들과 소통을 주고받으며 좋은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기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전통과 맛을 고수하는 그의 방식은 오늘날 관점에서 조금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더라도 고객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강조한다.


스타리치는 “나온누리 에프엔씨는 지역 유명 맛집에서 출발해 우수 식자재 공급을 위해 전문 생산 공장 설립한 곳으로, 이런 생산실력과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 유명 백화점과 제품 공동 기획 개발을 통해 시장에서 성공적인 런칭을 이루었다”며 “현재 요식업에 있거나 요식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나온누리 에프엔씨는 사업모델로서 훌륭한 귀감이 되는 업체”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한식의 미래에 대해 “좋은 재료와 전통이 어우러져 맛을 내지만 어렵고 번거롭다 보니 하려는 이들이 적은데, 그래도 내 나라 음식을 젊은 친구들이 배워준다면 글로벌 시대에 맞는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100년 기업을 향한 중견·중소기업 CEO들의 고군분투기를 현장감 있게 담아낸 ‘CEO, 기업가정신을 말하다’는 얼마 전 시즌3를 마무리하고 휴방기에 들어갔다. 시즌4는 9월부터 한국경제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기업가정신 콘서트’ 시즌4 강연과 ‘청년기업가 응원합니다!’ 강연,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 회원가입, ‘스타리치 CEO기업가정신 플랜’ 상담을 희망한다면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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