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화푸드 "명장이 빚은 명란, 일본인 입맛 잡았죠"​

2015-04-07

 

▲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한 향토 명란 제조업체 ㈜덕화푸드의 장석준 대표가 생산 라인 앞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저염식 명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조선 인조 때 함경도 관찰사가 함경북도 명천군을 방문해 반찬으로 내놓은 생선이 담백하고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더니 아직 이름이 없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명천의 '명(明)'자와 고기를 잡아온 어부의 성씨인 '태(太)'자를 따 명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30년 명란 연구 장석준 대표
국내 유일 수산제조 '명장'
 
색소·방부제 안 쓴 명란젓
유통기한 일주일 넘지 않아  

日 수출 위주서 내수로 전환  
현대百·롯데마트 등 입점
 

지난 1993년 처음 문을 연 뒤 명란 제조와 유통의 한우물만 파 온 명란 전문 제조 기업 ㈜덕화푸드(부산시 사하구 장림동)의 장석준(70)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명태와 명란에 관한 이야기 보따리부터 잔뜩 풀어 놓았다. 30여 년간 명태와 명란만을 연구해 온 장 대표는 국내 유일의 수산제조분야 '명장'이다.

자사 명란 제품에 대한 장 대표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다년간의 연구를 거친 과학적인 제조법과 깐깐한 위생공정 등으로 맛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실온에서 20~30일씩 묵혀둬도 끄떡없는 재래식 명란젓과는 달리 맑은 청주를 가미해 비린내를 없앤 '장석준 표' 명란젓은 색소와 방부제를 일절 쓰지 않아 유통기한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다. 

장 대표와 회사 임직원들의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덕화푸드의 제품은 명란의 주요 소비국인 일본 수출길을 뚫었고 급기야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창립 이후 꾸준히 일본에 명란 제품을 수출해오던 덕화푸드는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 세븐앤아이 홀딩스와 독점 PB(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상품) 계약을 체결해 110~150g들이 명란 팩을 1천만 개 수출하는 등 280억 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부터 엔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그해 매출이 185억 원으로 추락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일본 수출 의존도가 80%, 내수 시장이 20%인 상황에서 엔저 현상의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이후 덕화푸드는 국내 유통 채널 다양화를 통해 본격적인 내수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자사 제품을 입점시키는 것은 물론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 자사 쇼핑몰 등을 통한 온라인 유통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협의를 통해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으로의 판로 확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달에는 일본 수출 비중을 30%로 줄이고 내수 시장 판매를 70%까지 끌어올렸다. 

덕화푸드는 또 박사급 연구원을 포함시킨 '명란 연구소'를 자체 설립해 연구개발(R&D)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특히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개발한 명란 스파게티와 구이용 명란, 명란 이유식 등 명란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제품을 시중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올해는 250억 원대의 연매출을 목표로 내수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특색있는 명란 먹거리 개발을 통해 명란 제품의 저변을 넓히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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