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우리쌀로 농업의 새희망 일구겠다” ​

2015-11-08

10년전 곡성 고달면 폐교 구입 농사·체험농장 등 꾸려
연간 4천여명 방문 교육·견학…발아현미 제품화 박차 ‘농업계 노벨상’ 대산농촌문화상 받은 곡성 이동현 미실란 대표

 

 

 

“이번 수상은 저 개인의 영광보다는 앞으로 우리 쌀로 농업의 희망에 더욱 매진하라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이동현 ㈜미실란 대표가 최근 제24회 대산농촌문화상(농업기술부문)을 수상했다.

대산농촌문화상은 농업분야의 노벨상으로 꼽힐 정도로 명성이 높다.

곡성군 고달면 옛 폐교를 구입해 농사와 체험농장 등을 꾸리고 있는 이 대표는 우리 쌀 연구를 통해 독자적 발아현미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년동안 직접 농사를 짓고 연구를 통해 다양한 쌀 가공품 개발과 산업화로 우리나라 쌀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높이고 농가의 안정적 소득 증대와 친환경농업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박사 농부’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대와 일본 규슈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그가 친환경쌀 농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식(食)’에 대한 특별한 관심 때문. 고향 순천에서 학생 등을 가르치기도 했던 그는 10년 전,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을 설립하고 친환경쌀 재배 및 가공에 뛰어들었다.

“당시 농사를 시작할 때 교수 출신이 농사를 하면 대부분 망한다는 주의의 핀잔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시작단계에서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큰 차질 없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어 보람이 매우 큽니다”

이 대표는 “건강한 토양·고품질 농산물·재배와 가공에 대한 기술이 우리 농업을 살릴 3요소”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곡성에 자리를 잡고 유기농쌀 재배를 하기 위해 참숯가루와 자운영을 이용해 토양을 살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수확 후 볏짚은 반드시 논에 돌려주고, 헤어리베치를 재배해 땅심을 높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토양 관리는 지속적으로 하면서 재배 중의 질소 시비량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질소 시비량이 많으면 쌀 맛도 떨어지고 병해충 발생도 늘어나기 때문. 유박 등은 사용을 않거나 4분의 1 수준으로만 투입한다. “병해충 발생이 적으니 자연스레 생산비 절감 효과도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최근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6차산업을 통해 부가가치 극대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연간 4천여명이 미실란을 찾아 이 대표에게 가공·판매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최근에는 나주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농업관련 기관들이 잇따라 미실란을 찾아 현장견학 및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 때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가공에 대한 연구’다. 막연한 도전은 지양하고 가격과 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가 특수건조를 통한 발아현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발아오색미·발아오색떡국·발아오색미숫가루 등 다양한 기능성 쌀 가공품을 개발해 산업화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발아현미는 비타민E가 풍부해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라고 널리 알려진 건강식품이지만 발아 과정에서 특유의 시큼한 발아취가 생겨 소비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대표는 “건조를 통해 이런 발아취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발아현미를 연구·개발해 제품화했다”며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친환경 우리쌀을 이용한 식초·이유식 제품 개발 등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미실란은 농가맛집 운영, 발아오색 설기떡 만들기 체험 등 6차산업의 변신도 꾀한다. 미리 예약한 손님에게만 정성스레 준비하는 식사는 점차 입소문이 나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대표는 ”내가 알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주면 달걀프라이가 된다’며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산농촌문화상은 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으로 지난 1991년 제정됐으며,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고양시키고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에 앞장 선 인사를 매년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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