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칼럼] 18. 전에 다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2021-10-19



“지도 없이 떠나면 죽을 수도 있죠. 근데, 살아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길을 만들죠.”


‘스타트업’ 생태계를 배경으로 한 어느 드라마의 대사이다. 창업을 한 주인공은 자신의 경영 방식을 비난하는 천적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이다. 여러 매체에서 스타트업의 성공신화를 다루고 정부를 비롯한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창업 지원 정책을 내놓는다. 젊고 걸출한 CEO의 성공담을 보고 접하며, 오늘도 청년들은 창업을 한다. 세상을 바꾸리라는 일념 하나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다.

[기업가정신 칼럼]은 스타트업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시리즈이다. 부푼 가슴을 안고 창업을 준비하는 국내 예비 CEO에게 영국 및 유럽권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메시지와 실질적인 창업 노하우를 전달하며 건강한 기업가정신 확립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전에 다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먼저 이 책을 읽을 시간을 낸 당신에게 축하를 보낸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창업가가 되는 평범하지 않지만 멋진 여정에 당신도 첫발을 떼었다. 하지 만 들어가기에 앞서 창업가는 심약한 사람에겐 맞지 않는 직업이라는 말을 해두고 싶다.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헌신적으로 힘들게 일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정이 있어야만 당신의 창조물이 세상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기회 포착

불황이든 활황이든 관계없이 모든 시장에는 신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할 기회가 있게 마련이다. 《이코노미스트》에 기사가 한번 나왔듯이 경기가 성장세일 때는 식당이나 영화관이 엄청나게 잘 되지만 불황기에는 도미노피자나 주문형 비디오 업체인 넷플릭스 Netflix 같은 사업이 더 잘된다. 사람들이 소비는 줄이지만 생활수준은 일정 정도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요점은 경기 불황기에도 성장하는 회사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교훈 하나, 창업을 못하는 변명거리가 없어졌다.

이미 기존에 다 하고 있으므로 신규사업 아이템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잘못 생각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넘쳐난다. 포스퀘어Foursquare, 포인트Poynt, 헤일로Hailo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는 휴대전화기에 GPS기능이 탑재되기 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서비스였다. 요령은 이렇게 뻔히 보이는 새로운 기회를 재빨리 포착하는 것이다. 최신 기술 동향을 주도면밀하게 살피다 보면 선두주자의 이점을 먼저 누릴 수 있다.

콘셉트 잡기

초기 사업 콘셉트를 잡을 때 이전에 신생 벤처 전략 컨설턴트로 일한 것이 보탬이 많이 되었다. 컨설턴트로 일한 경험 덕분에 실제 가치를 체험한 사례를 보여주며 제시하는 강한 가치 제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이것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쉽게 말해서, 당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으로 해소해주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고객의 욕구나 문제를 포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이디어를 고안할 때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는지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포착하기 쉽지 않은 고객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회사를 볼 때마다 나 자신도 깜짝 놀라곤 한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여 1970년대 복고풍 느낌을 사진에 입혀주는 서비스가 그렇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이 회사는 페이스북이 2012년에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인 10억 달러에 사들였다. 일간지 1면을 장식하기에 좋은 기사이지만 전형적인 사례는 아니다. 그러므로 시장원리에 따라 자신만의 콘셉트 개발에 치중하라.

2010년 아이티즈를 처음 설립했을 때 옥외광고 시장은 확실히 페인트칠한 광고판에서 디지털 스크린 형태로 옮겨가고 있었다. 디지털 옥외광고에 쏟아붓는 비용이 초광속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광고판 소유주는 광고판 한 개당 훨씬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공고판 하나로 교대로 여러 광고를 보여줄 수 있으므로 고정된 광고판보다 다섯 배에서 여섯 배의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둘째, 광고 제작이 훨씬 유연해져 광고 효과가 크다. 디지털로 옮겨간 옥외광고의 완결판 중에는 택시(택시 미디어라고 부르자)를 통한 광고가 있다. 어떤 도시에나 있고 반드시 필요하므로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게 택시다.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는 별난 콘셉트 같았다. 디지털 스크린을 택시에 부착한다니 어리석은 짓처럼 생각되었다. 그런데 음모가 시작되었다. 원격에서 순식간에 바뀌는 택시 미디어로 가득 찬 세상을 상상해보라. 시기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광고가 필요한 사람에게 광고를 보여준다. 제작비용도 들지 않고 시간도 지연되지 않으면서 광고를 보여주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합성수지로 제작하는 택시 광고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은 영국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다. 디지털로 전환하면 광고 수익이 다섯 배에서 여섯 배까지 증가할 수 있을까?

더 상세히 조사해본 결과 2006년에 미국에서도 유사한 시도를 유력 미디어 업체에서 했다. 그러나 그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하여 중단했다. 조사 결과 콘셉트나 가치 제안이 미디어 소유주와 광고주 모두에게 탁월한 것으로 판명 났다. 기술 수준만 안정적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아이택시톱iTaxitop이다.

론칭

아이택시톱을 개발하는 것은 만만찮은 일이었다. 우리 회사가 유일무이하게 이 일에 도전한 회사라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서 더 해볼 만한 일이었다. 창업가로 사는 인생은 직장생활과 대 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획기적인 신규 콘셉트는 모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개발할 수 없다. 아직 이익이 발생하기 전 단계이므로 나중에 얼마나 손실을 볼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나는 아이택시톱을 개발하는 데 2년을 보냈다.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는데 손쉬운 방법이 없을 때는 아예 처음부터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작해야 한다. 펀딩은 항상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초창기에 일 진척이 더딘 이유는 펀딩을 못 받아서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무엇을 구상하건 관계없이 비용은 지금 생각하는 것의 다섯 배라고 보면 실제 드는 비용과 대략 맞아떨어진다.

투자는 스테이지 & 게이트 기법을 활용했다. 비용을 지출할 때마다 시장 검증을 거친 후 추가 지출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꿈을 실현하려면 희생이 많이 뒤따른다. 내 방은 세를 주고 3개월간 간이침대에서 생활하면서 아낀 돈을 보태 최초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끝이 안 보일 것 같은 웹사이트 프로토타입 모의시험을 하는 동안 시간이 흘러 날이 가고 달이 지나갔다. 결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제품에 대한 열정과 믿음이 있었기에 고된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잊기 전에 당부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지지해줄 확실한 지지자가 없다면 창업을 하지 마라.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인 누이와 여자친구는 위기의 순간에는 힘을 보태주었고, 감격의 순간에는 함께 축하해주었다. 이들 모두가 내가 고안한 콘셉트를 믿지는 않았지만 나라는 인간이 해낼 거라고 믿어주었다.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 가까이 두는 것은 세상의 모든 돈을 손에 넣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끝으로 신규 제품을 론칭할 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시행착오를 줄여 당신이 론칭한 사업을 단기간에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1. 돈의 가치를 이해하라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사업을 시작하면 돈 쓸 데는 많은데 돈 구할 데는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한 푼이라도 아껴 써라. 결정을 내릴 때는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2. 전략적으로 사고하라

신규 콘셉트를 개발할 때는 목적지향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수익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명확히 하라. 자금은 스테이지 & 게이트 절차에 따라 집행하라. 즉 당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점검해보고 가능성이 있으면 자금을 더 투입한다. 체크 포인트를 미리 설정해두고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

3. 단순해야 먹힌다

가치 제안과 이득이 되는 사례는 초창기부터 준비하라. 한 문장으로 제시할 수 있을 때까지 다듬어라. 또 어떤 고객 그룹이 어떤 이득을 보게 되는지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다듬어라.

4. 강경하되 귀는 열어두라

회사 외부에서 받게 되는 거절이나 비판을 각오하라. 의견 차이이거나 제품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거나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내가 받은 가장 훌륭한 조언은 제일 의심 많은 관중 속에서 나왔다. 항상 귀 기울여 듣고 목적 지향적으로 사고하라. 한 걸음 물러서서 당신이 만든 제품을 다른 사람이 만든 제품이라 생각하고 살펴보라. 개발 초기부터 다른 각도에서 검토해보면 미리 우려될 만한 부분을 수정할 수 있고 고객에게서 직접 무엇을 원하는지 들을 수 있다. 진정한 고객 감동은 이렇게 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반대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5. 당신 이름을 널리 알려라

시간을 내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라. 트윗도 날려라. 모임이 있으면 꼭 참석하고 연락을 주고받아라. 링크드인LinkedIn에서 아는 사람도 찾아보고 만나보라. 언론기사도 작성해서 보내라. 제품 경선 심사에 지원도 하고 단체에 가입도 하고 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하라. 당신이 누군지 모르면 어떻게 당신 제품을 사겠는가?

현재 아이티즈는 영국에서 스타트업 중 상위 100위에 올라 있고 유망기술 기업 중 상위 20위에 올라 있다. 우리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택시용 방송 미디어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3개월간의 기술 심사와 승인 과정을 거쳐 아이티즈는 전 세계 1위 택시 미디어업체의 공식 공급업체가 되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도시 몇 군데에서는 시범 운행 중이다. 아이택시톱은 이제 도시의 일상 풍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광고주와 미디어 소유주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의 틀을 뒤집는 도구로, 대중에게는 앞으로 몇 년간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도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은 열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말을 기억하라.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이려면 실패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하라!

행운을 빈다.

작성자 : 리처드 코벳 (Richard Corbett)

* 리처드 코벳은 아이티즈 설립자이다. 아이티즈는 택시 시장을 위한 미디어기술인 아이택시톱 iTaxitop과 아이파이EyeFi를 개발했다. 대중교통 시장을 위한 대규모 디지털 미디어 및 와이파이 네트워크 배포를 위해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위 내용은 『To. 스타트업』(대니 베일리 앤드류 블랙먼 지음, 2017, 스타리치북스)에서 일부 발췌했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중간정산,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신용평가,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관련 사항에 대한 문의는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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